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내 축구 평점은 7점" 웃으며 떠난 박지성

한국 축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두 개의 심장’ 박지성이 은퇴했다. 2010년 울버햄프턴전에서 득점 후 맨유 엠블럼를 두드리며 환호하는 박지성. [AP=뉴시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은 웃으며 작별을 고했다. 후회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놓은 듯 후련한 표정이었다.



"무릎 좋지 않아 2월부터 결심
지도자도 해설도 할 생각 없어
믿음 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판 니스텔로이 "전설, 본보기, 친구"

 박지성(33)의 은퇴 기자회견에 동석한 어머니 장명자씨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박지성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던 아버지 박성종씨도 마지막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울컥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 은퇴를 보며 나도 오늘 울게 될지 생각해 봤는데 눈물이 안 나온다”며 웃음지었다. 이어 “후회되지는 않는다. 축구선수에 미련이 없다. 원했던 목표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서 그런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셨고 덕분에 좋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리고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은퇴를 결정한 시점과 이유는.



 “2월부터였다. 무릎이 안 좋아 경기 후 나흘 정도 쉬어야 했다. 내년에도 경기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고 나아지지 않았다. 수술을 할 수도 있었지만 회복도 오래 걸리고 100% 완쾌가 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남은 선택은 은퇴밖에 없었다. 1년 계약이 남아있는 원소속 팀 퀸즈파크레인저스(QPR) 구단주와 만나서 다 설명했고 흔쾌히 받아들여 주셔서 이렇게 은퇴를 밝힐 수 있게 됐다.”



 - 무엇을 할 것인가. 지도자인가 행정가인가.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도자 자격증도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한다(웃음). 행정가를 꿈꾸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스포츠에 도움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 생각해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는 공부를 할 계획이다.”



 - 2002 한·일월드컵을 함께했던 송종국·안정환·이영표처럼 해설가로 활동할 생각은 없나.



 “해설을 하면 비판을 너무 많이 할 것 같아서 못하겠다(웃음). 후배들에게 그럴 수는 없을 거 같다.”



 - 은퇴를 상의할 때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은.



 “아버님은 서운하셨던 것 같다(웃음). 어머님은 제가 부상당하는 것을 워낙 싫어하셔서 반대를 안 하셨다. 좀 더 빨리 하길 바라셨을 수도 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힘이다. 어렸을 때부터 저를 위해 많은 고생을 하셔서 늘 죄송하고 감사하다. 앞으로 제가 진 빚을 갚으면서 살아갈 것이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과거로 돌아가 단 한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 2002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가 돼 월드컵에 나가는 게 꿈이었다. 그때는 막내라서 부담도 없었고 다른 생각 없이 축구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클럽에서 뛸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렵다. 에인트호번에서 뛰던 2004~2005시즌 AC밀란과의 4강전(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도 기억나고 맨유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때(2010~2011시즌)도 좋았다. 일본에서 떠나기 직전 우승(2002년 일왕배)도 생각난다. 올 시즌은 비록 좋은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앞에 있는 유니폼 중 딱 하나만 고른다면(기자회견장에는 박지성이 입었던 학창시절, 국가대표, 프로 유니폼 10벌이 전시돼 있었다).



 “단연 국가대표다. 또 하나 더 고를 수 있다면 QPR이다. QPR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나. 그 지도자에게 들었던 인상 깊은 조언이 있다면.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에게 배운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누구 한 분 빼놓을 수 없지만 당연히 히딩크 감독의 영향이 컸다. 저를 월드컵에서 뛰게 해주셨고 유럽으로 데려가셨다. 그 시기가 전환점이 됐다. 퍼거슨 감독도 최고 레벨에서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게 가르쳐 주셨다. 히딩크 감독의 말씀이 기억난다. 언젠가 대표팀 소집 때 ‘너는 분명히 영국이나 스페인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중에 만나니 히딩크 감독은 아예 기억을 못 하시더라(웃음).”



 - 고별무대는 언제인가.



 “7월 25일 프로축구연맹과 함께 자선경기를 할 계획이다. 프로연맹과 협의 중이다. 그 경기가 팬에게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



 - 늘 평점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축구 인생 전체 평점을 스스로 매긴다면.



 “글쎄. 어렵다. 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7점 정도 주고 싶다.”



 -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하고 싶은 말은.



 “8강 목표는 당연하다. 이미 원정 16강(2010년)에 들었으니 높은 목표를 잡는 게 맞다. 지금 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은 많지 않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기대가 된다. 그룹예선 첫 경기(러시아전)가 중요하다. ”



 -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누군가에게 믿음이 가는 선수라는 느낌을 줬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수원=윤태석 기자



"아시아 최고 선수가 떠났다”



“특기요? 특기가 없는 게 특기죠.” -박지성



“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본인은 그걸 모르고 있지만.” “쉴 새 없이 달리는 것은 그의 본능이다. 영리하고 추진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며 빈 공간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알렉스 퍼거슨(전 맨유 감독)



“아시아 최고 선수가 떠났다.” -FIFA 홈페이지



“박지성, 전설, 본보기, 친구 ” -판 니스텔로이(전 맨유)



“ 박은 모기 같다. 이곳저곳에서 괴롭히고, 제쳐도 다시 찾아온다.” -젠나로 가투소(전 AC밀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