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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급성심근경색 … 뇌 손상 막는 골든타임은 5분

설날이던 1월 31일 오전 11시55분. 전북 전주시에 사는 최윤완(67)씨가 갑자기 소파에 쓰러졌다. 명절을 함께 보내고 있던 아들 규용(40)씨는 아버지가 그냥 누운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코에 손을 대보니 숨을 쉬지 않았다. 규용씨는 낮 12시1분에 119에 신고했다. 119 상황실은 규용씨에게 전화로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알려줬다. 12시8분에 구급차가 도착했다. 응급구조사가 CPR을 계속했고 두 차례 전기충격 처치를 했다. 호흡이 어느 정도 돌아왔고 12시21분에 전주 예수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쓰러진 지 26분 만이다. 거기서 혈관 처치를 받고 깨어났다. 뇌 손상도 없었다. 규용씨는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한다.



119 신고, 심폐소생술 먼저 해야
통증 발생 후 30분 내 병원으로
구급차가 자가용보다 53분 빨라
다니던 병원보다 가까운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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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심근경색증(일종의 심장마비)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2003년 6만2770명이던 환자가 2012년엔 7만6085명으로 늘었다. 남자가 71.1%로 압도적으로 많다. 연령별로 보면 남자는 50대, 여자는 70대가 많다. 남자는 40대부터, 여자는 60대부터 발생률이 올라간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병원에 빨리 가서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하는데, 국내 환자들은 권고시간보다 병원에 늦게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지난해 12월 전국 대형병원 186곳의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1만8029명이 받은 진료의 품질을 분석했더니 병원 도착 이후 막힌 혈관을 뚫는 데까지 61분이 걸렸다. 미국심장학회 권고 기준(90분)보다 30분가량 덜 걸렸다. 국내 병원들의 급성심근경색증 처치 실력은 뛰어난 편이다.



 문제는 병원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심평원 조사에서 가슴 통증이 생긴 시점부터 14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신익균 대한심장학회 회장은 “통증 발생 후 30분 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병원 도착이 늦다 보니 통증 발생부터 혈관 시술까지 심평원이 권고한 최소 시간(120분)을 놓치기 일쑤다. 심평원 조사결과 201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마비가 왔을 때 뇌 손상을 야기하지 않는 골든타임은 5분이다. 양혁준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마비 환자를 발견하면 먼저 119에 신고하고 5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뇌 손상 등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정원영 평가3부장은 “가슴 통증이 왔는데도 병원에 갈까 말까 고민하거나 우황청심환을 먹으며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며 “종전에 다니던 병원을 고집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119 차량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53분 먼저 병원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기 차를 고집하지 말고 119를 이용해야 이동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지도받을 수 있고 응급처치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신익균 회장은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비만·당뇨가 있거나 ▶젊더라도 가족이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 가슴 통증을 느끼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심평원은 매년 종합병원의 급성심근경색증 진료 품질을 5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이를 활용해 평소 집에서 가까운 종합병원 중 괜찮은 데를 미리 파악해두면 도움이 된다.



신성식 선임기자,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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