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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4개국 잇단 대선 … 안정은 미지수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2개 주에서 강행된 자치 주민투표에서 ‘찬성’ 민심이 확인됐다고 친러 자치정부가 밝혔다. 이날 밤 도네츠크주 청사 건물 바깥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앞에서 친러주의자 남성이 투표 결과가 표시된 휴대전화와 러시아정교회 십자가를 들고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도네츠크 로이터=뉴스1]

시민혁명(우크라이나), 군부 쿠데타(이집트), 전쟁(아프가니스탄), 내전(시리아)으로 혼란을 겪어온 나라들이 오는 25일(현지시간)부터 일제히 투표를 통해 차기 대권을 결정한다. ‘민주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명제가 새삼 위력을 발휘하는 국면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투표 자체가 순탄치 않고(우크라이나) 결과보다 승복이 문제인 곳이 더 많다.

 우크라이나는 ‘반쪽 대선’ 위기에 놓였다. 동부 도네츠크·루간스크 2개 주의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찬성’ 민심을 확인한 친러 세력은 25일 대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의 데니스 푸실린 공동 의장은 13일 “러시아가 즉시 도네츠크 등 2개 주 병합을 승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 때와 달리 쌍수를 들어 화답하지 않았다. “동부지역민과 중앙 정부가 현재 위기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평을 내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유럽연합(EU)에 외교적 해결책을 압박함으로써 향후 대선이 러시아의 동의 아래 치러질 수 있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때맞춰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은 체불액 35억1000만 달러(약 3조6000억원)를 납부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애당초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선을 화합과 안정의 시발점으로 기대했다. 동부가 빠진다면 화합이 요원한 데다 동부 투표를 강행한다고 해도 참여율은 2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스사이트 ‘글로벌포스트’는 “둘 다 끔찍한 선택이지만 투표를 실시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편이 차악”이라고 평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선두는 초콜릿 대기업 ‘로셴’을 소유해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무소속의 페트로 포로셴코(48)다. 포로셴코는 2월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서도 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혼란과 유혈 분쟁에 휩싸였던 이집트도 26~27일 투표를 통해 새 지도자를 맞는다. 압델 파타 엘시시(60) 전 국방장관의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무려 72%다. 문제는 무르시 지지자 및 반군부 자유주의자들이 대선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투표율이 얼마나 될 것인가다. 1월 헌법 개정안 투표 때 찬성률이 97%였지만 투표 참가율은 38%에 그쳤다.

 엘시시는 최근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8일 주요 언론사 간부들과의 회담에선 “더 많은 자유를 달라는 요구는 국가 안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사 군정’을 통해서도 경제 침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2월 한국인 관광버스 상대 테러처럼 극단 이슬람주의자들의 소요도 정치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지적했다.

 2011년 이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내전을 치러온 시리아도 6월 3일 대선을 치른다. 반군 장악 지역 주민과 국외 난민들은 투표에서 제외돼 선거는 요식행위일 뿐 알아사드의 연임이 확실하다. 알아사드의 시아파 우군인 이란은 “시리아 정권은 건재할 것이다. 미국은 싸움에서 졌다”고 일갈했다.

 14일 대선 1차 결과가 확정되는 아프가니스탄은 6월 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1차 때 3위 후보의 지지를 확보한 터라 당선이 유력시된다. 2일 북부 바다흐샨주 산사태 참사를 겪기도 한 아프간은 오랜 전쟁으로 인한 빈곤 극복과 미군 철수에 따른 치안 확보가 숙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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