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소공동 3000억 알짜 땅 14년 방치 왜

서울 중구 소공동의 금싸라기 땅 전경. 삼환기업이 소유했다가 2012년 부영주택이 사들여 특급호텔 건축을 추진 중이다. 인근 건물 소유주 3명과의 매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맞은편, 한국은행 옆에는 금싸라기 땅이 있다. 6562㎡(약 1985평)의 이 땅은 시가로 3000억원대(공시지가 기준 85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낡은 건물 7채가 흉물스럽게 도로를 따라 나란히 서 있고 뒤편 공터는 롯데호텔·롯데백화점의 임시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이 “1980년대 서울의 어느 한 블록이 시간이 정지돼 2014년 서울 한복판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정도다. 이곳이 14년 넘게 방치돼 있는 이유는 뭘까.

 본지 취재 결과 이곳의 낡은 빌딩들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63년부터 들어서기 시작해 75년에 틀이 잡혔다. 건물 명의인은 있으나 실소유주는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소공동 땅은 삼환기업이 80년께부터 사들였다. 삼환은 건물 7채 중 4채도 같이 매입했다. 이곳에선 경복궁·덕수궁·서울광장·남산·명동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중국·일본 관광객을 겨냥해 특급호텔을 지으면 대박이 날 수 있다. 강남의 르네상스라마다호텔을 보유했던 삼환은 국내 호텔업계의 선두주자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환이 명동에서 가까운 곳에 호텔을 짓기 위해 주변 땅을 모아온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후 회사가 어려워져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후 부영주택이 매물로 나온 소공동 공터를 재빠르게 샀다”고 말했다. 부영주택은 소공동 공터(5327.1㎡·1611평)를 2012년 8월 1721억원에 샀다. 업계에선 “삼성물산과 신라호텔이 1600억원을 마련해 놓고 공개입찰에 참여할 준비를 마쳤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현금 동원력이 센 부영이 그보다 100억원이 많은 가격으로 사들였다는 것이다. 미국계 빌딩관리 전문회사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는 이 땅에 상업용 건물을 지으면 개발이익이 1125억원, 임대수익 등 이익률을 연 5%로 상정할 경우 빌딩 가치를 5125억원으로 추산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영주택도 이 땅을 살 때 “호텔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변 건물 매입에 나섰으나 건물주 3명이 팔지 않아 벽에 부닥쳤다. 부영 측에 따르면 건물주 A씨는 “오랫동안 소유한 건물이라서 팔기 싫다”고 했고 B·C씨는 시가의 두 배에 이르는 가격을 불렀다. 그런데 B씨가 지난해 그 건물을 D씨에게 팔았다. 등기부등본에는 D씨가 건물을 산 뒤 이를 담보로 36억원을 빌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영이 건물을 사려고 나서자 개발이 임박했다고 보고 급하게 투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땅주인과 건물주 간의 지루한 샅바싸움은 오는 7월께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가 북창동·명동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다시 세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2005년 북창동과 명동의 지구단위 계획을 세우며 소공동 땅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설정했다. 개발 업체가 일부 땅을 보행로와 도로로 시에 기부채납할 경우 용적률을 620%까지 완화해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규정상 5년간 개발이 안 되면 계획을 수정하도록 돼 있다.

 콜드웰뱅커 PM사업부 박대범 본부장은 “쉽지 않겠지만 시가 건물을 수용하는 결정을 내리거나, 부영이 특정 건물만 남기고 호텔을 세우면 건물주가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면서도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는 개발에 대해 건물주가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나쁘다고 매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글=강인식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