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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의사'찾은 김정일 개인교사

‘김정일의 개인교사’ 김현식 조지메이슨대 연구 교수가 4일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김일성의 의사’고 장기려 박사의 사진 앞에 섰다. [사진 고신대]
“이곳이 바로 그분이 계시던 곳입니까?”

 백발의 노교수가 지난 8일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 옥탑방에서 눈물을 흘리며 감회에 빠졌다. 그는 20년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등 북한 김일성 주석 일가의 개인교사였던 김현식(82) 조지메이슨대 연구교수. 1954년부터 평양사범대(현 김형직사범대)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하다 92년 남한으로 망명해 지금은 미국에서 지내고 있다.

 당초 고신대 전광식(56) 총장의 초청으로 의대생들에게 북한의 교육환경과 의식구조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었으나, 이 대학 병원의 초대 원장을 지낸 고 장기려 박사 얘기를 듣고 일정을 중단했다.

 95년 세상을 떠난 장 박사는 평안북도 용천 출생으로 경성의전을 수석졸업하고 김일성 의대 교수를 지내며 김일성 주석을 치료하다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 부산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하다 51년 이 병원을 설립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이름만 듣고 여성 의사인 줄 알았다”며 “김 주석이 목 뒤에 혹이 났을 때나 신장결석에 걸렸을 때 남한에서 데려오라고 했던 의사가 이분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개인교사가 ‘김일성의 의사’를 만난 셈이다.

 고신대 복음병원은 지난해 장기려 박사 서거 18주기를 맞아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물렀던 7층 옥탑방을 추모관으로 꾸몄다. 97년 뇌출혈로 쓰러졌던 김 교수는 마비된 몸을 이끌고 옥탑방에 올라 그가 사용했던 청진기와 생전 모습을 지닌 사진을 꼼꼼히 살폈다.

김 교수는 “김 주석이 어떻게 하든 장 박사를 납치해 오라고 명령했지만 끝내 이룰 수 없었다”며 “장기려를 놓친 것이 평생 한이다. 정말 분하고 분하다고 자주 외쳤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 청소년 건강 문제가 심각할 텐데 통일이 하루빨리 이뤄져 장기려 박사와 같은 유능한 의사들이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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