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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배당 인색 … 증시 박스권 못 넘어

조재민 ktb자산운용 대표는 12일 “시장변화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면 자산배분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 KRX매거진]
“올해 코스피는 1900~2050포인트 사이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2050선을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2200선 부근의 박스권에 갇힐 거라고 봅니다.”

 12일 만난 조재민 ktb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그리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주주환원정책 부족과 수출주 중심의 증시구조가 원인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업계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2000년 신생사였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10년 만에 운용자산 5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웠다. 2009년 K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 다음가는 ‘빅3’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11월부터는 ktb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 박스권을 전망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데 인색하다. 최근 몇 년간 미국·유럽 증시가 상승한 이유 중 하나는 높은 배당률과 자사주 매입 덕분이다. 주주환원정책만으로도 연 5%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고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으니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되는 이유다.”

 - 원화강세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수출기업들의 비중이 유난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올라가려면 수출이 늘어 기업 실적이 좋아져야 한다. 그런데 수출이 잘되면 원화가치가 올라가 오히려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난다.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가 가진 한계라면 한계다. 지난달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넘겼다가 다시 하락한 것도 원화강세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 그럼 앞으로도 주가가 계속 비슷한 수준일까.

 “이렇게 좁은 박스권이 장기간 지속된 적은 없었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연 5%씩 성장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 같은 외부 충격이 없다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는 2200포인트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추세적으로 계속 상승하기는 어렵고 새로운 박스권에 들어갈 것 같다.”

 - 주가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면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할까.

 “주식이나 펀드는 장기투자가 기본이지만 일부 자산은 상황에 맞춰 운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시장변화에 바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산배분 펀드를 드는 게 낫다. 주가가 올라가면 주식비중을 줄이고 내려가면 다시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그동안 국내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계속 우상향할 거란 가정하에 주식비중을 줄이는 걸 금기시해 왔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는 이런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조 대표는 KB자산운용 대표 시절에도 자산배분 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자산배분 펀드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롱숏 펀드와 가치주 펀드가 박스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박스권에선 롱숏 펀드나 가치주 펀드가 좋지 않나.

 “박스권에서 어떤 펀드가 특히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롱숏 펀드는 오를 종목과 내릴 종목을 모두 맞혀야 한다. 판단을 잘못해 내릴 종목을 사고 오를 종목을 팔면 더 큰 손실이 난다. 그동안 롱숏 펀드들이 주로 경기민감주를 공매도하면서 수익을 냈는데 공매도할 종목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가치주 펀드 역시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오르면서 수익을 냈는데 점점 그런 종목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앞으로는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안목이 더 중요해질 거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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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