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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 나의 배를 비웃지 마라

백석현(左), 키라데크(右)
육중한 몸을 이끌고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곰 같다. 하지만 ‘필드의 곰’들은 자신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100㎏이 넘는 몸무게 탓에 유연성이 떨어질 거라는 편견에도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당연히 다이어트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백석현(24·싱하)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최중량 선수다. 110㎏이 훌쩍 넘는 그는 씨름 선수 같지만 아시아무대에서 잘나가는 골퍼다. 올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에서 5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186위)도 다섯 번째로 높다. 뚱뚱하면 허리나 골반 회전이 둔할 거란 편견에 대해 백석현은 “살이 좀 더 많은 거지 유연성과는 상관없다. 오히려 유연성은 우리가 더 좋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백석현의 스윙은 물 흐르듯 부드럽다. 예전에는 파워풀한 스윙을 했지만 점차 유연성을 강조한 부드러운 템포 스윙으로 바꿨다. 그는 “부드럽게 템포 스윙을 하는 루크 도널드가 롤 모델”이라고 답했다. 유연성 강화 훈련도 빼놓지 않는다. 요가 동작이 포함된 스트레칭을 매일 하고 라운드 전에도 반드시 몸을 푼다.

 뚱뚱하면 체력이 빨리 고갈된다는 것도 부인했다. 백석현은 “대회 중 체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대회가 4, 5주 연속 이어지면 힘든 측면은 있다”고 털어놓았다. 조종현(45) JDI스포츠센터 대표이사는 “뚱뚱하다고 해서 유연성과 체력이 떨어진다고 말할 순 없다. 골프는 덩치가 커도 체형에 맞는 근육만 잘 만들면 되는 운동”이라며 “박인비 선수도 통통한 편이지만 유연성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살을 찌우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왕 키라데크 아피반랫(25·태국)과 지난 2월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케빈 스태들러(33·미국)도 대표적인 ‘뚱보 골퍼’다. 이들은 가볍게 쳐도 덩치 때문에 공이 멀리 나간다. 백석현은 “무거운 돌과 가벼운 돌이 같이 떨어졌을 때 충격은 다르다”라는 말로 임팩트 순간의 무게감 차이를 설명했다. 백석현의 최대 비거리는 330야드다. 스테이크 3개를 한 끼 식사로 먹는다는 백석현은 “살이 빠지면 오히려 스윙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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