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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북한은 세월호에 입 다물라

출처 노동신문 13일자

이영종
정치국제부문 기자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북한 당국과 선전매체의 입이 거칠어졌다. 13일 노동신문은 “남조선 사회가 세월호와 더불어 통째로 뒤집혀지고 있다”며 “청와대를 송두리째 불살라 버릴 것”이라고 선동했다.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11일 희생 학생들이 ‘물고기 밥’이 됐다는 어이없는 표현까지 썼다.

 “어디가 낙원이고, 지옥인지 명백해졌다”는 주장까지 펼친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과 대남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비판 여론이 일자 일주일 만에 적십자회 명의로 “어린 학생을 비롯한 사망·실종에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한다”는 짧은 위로전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정부의 부실 대응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틈새를 다시 파고들었다. 극렬한 반정부 투쟁 선동과 비방·중상이 이어졌다. 6·4지방선거까지 입에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분명 비상시기다. 국가 개조론까지 나온다. 희생자 가족·친지는 물론 온 국민이 많이 아프다. 언제 끝날지 모를 오열과 슬픔이 뒤덮고 있다. 이런 남녘을 향해 북한이 할 수 있는 게 희생 학생을 우롱하고 정권타도를 선동하는 것뿐일까. 틈만 나면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던 북한의 두 얼굴이다.

 10년 전 평북 용천역에서 열차에 실린 화학약품으로 인한 대폭발 사고가 터졌다. 인접 용천소학교 학생을 포함해 160여 명이 숨진 참사였다.

 북한 당국은 긴급구호와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건 한국 정부와 국민이었다.

 화상으로 다친 아이들의 얼굴을 치료할 의약품을 지원했고, 복구 자재와 포클레인을 실어 보냈다. 교실 칠판과 책걸상을 수송해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 용천 대폭발로 김정일 정권이 곧 붕괴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비난과 선동의 목소리를 높였다면 어떤 기분이었을지 북한 당국자들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최근 벌어진 북한의 대미 비난 해프닝과 비교하면 그들의 민낯은 더 잘 드러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서울 방문에 대해 북한은 지난 2일 관영매체를 통해 ‘원숭이’ 운운하며 인종차별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미국의 대북 여론이 험악해지자 12일 외무성이 나서 “우리 개별적 주민들이 오바마에 대한 격분을 표시한 것”이라고 꼬리를 내렸다.

 북한 당국과 선전·선동꾼들은 이제 그만 세월호 참사에 입을 다물었으면 한다. ‘대한민국호(號)’가 선동꾼들의 희망처럼 그렇게 쉽게 전복되리라곤 아마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어린 두 딸의 아버지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나서 노동당 대남 전략가들에게 ‘동작 그만’을 외쳐야 한다.

이영종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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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