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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루스 기록, 예수 결혼 직접증거 아니지만 일부 초기 기독교인들 예수가 결혼했다고 믿어

‘예수 아내의 복음서’를 처음 공개한 캐런 L 킹(사진) 교수는 2009년 하비 콕스(Harvey Cox) 교수의 뒤를 이어 하버드대 신학대학 홀리스 석좌교수(Hollis Chair)가 됐다.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홀리스 석좌교수직은 1721년 토머스 홀리스라는 사업가의 기부로 만들어진 자리다. 하버드 신학대학 교수 가운데 가장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어진다. 처음 창설된 이래 300년 동안 오직 11명만이 이 자리에 올랐다. 영지주의와 초기 그리스도교가 전공인 킹 교수는 ‘초기 그리스도교 시기 때 여성의 역할에 대한 권위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SUNDAY는 킹 교수와 지난달 19일과 지난 2일, 두 차례에 걸쳐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하버드대 신학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온 Q&A도 참고했다. 세간의 반박에 대한 반론부터 들어봤다.

파피루스 공개한 하버드대 킹 교수 e메일 인터뷰

-브라운대 레오 데퓨트 교수가 “파피루스의 콥트어(고대 이집트어) 문장들이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데 대한 의견은.
“‘예수 아내의 복음서’에 일반적이지 않은 문법 형태가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여기 쓰인 여덟 문장 모두 콥트어를 모국어로 쓰던 사람들이 써오던 형태와 일치한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다고 이 파피루스가 날조됐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고대에 기록된 콥트어 문서들을 참고했다.”

-유독 ‘그녀’로 해석된 부분이 많다. 콥트어에 ‘그녀(she)’라고 해석되는 인칭대명사가 있나.
“콥트어에도 영어의 ‘She’에 해당하는 3인칭 여성인칭대명사가 분명히 있다.”

-신학자 벤 위더링턴은 이 파피루스가 영지주의 분파에서 쓰였을 거라고 말했다. 데퓨트 교수도 마찬가지로 ‘도마복음(영지주의 분파에서 쓰인 복음서)’을 베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지주의는 ‘깨달음’을 중시하는 교파가 아닌가. 여기서 말하는 ‘부인(Wife)’은 고행을 함께하는 영적인 관계를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피루스 조각은 영지주의 분파에서 기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은 예수와 교회의 관계를 ‘결혼 관계’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해왔다. 이 파피루스에 등장하는 ‘아내’라는 단어 역시 그와 같이 영적인 관계를 지칭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다음 문장을 보자.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라고 적고 있다. 이 점을 미루어 그런 영적인 관계를 표현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해석은 열려 있다.”

-그렇다면 예수는 정말로 결혼을 했고 아내가 있었던 것일까.
“발견된 파피루스 조각은 예수의 활동 당시보다 훨씬 후대에 작성됐다. 역사적으로 완벽하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이 파피루스는 실제 예수가 결혼했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사실 신약성경은 예수의 결혼 유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교회나 ‘천상의 예루살렘’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으로 ‘그리스도의 신부’라고 지칭하기는 하지만 실제 그에게 아내가 있었는지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대신 이 파피루스 조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2~3세기에 적어도 일부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예수가 결혼했었다고 믿었다는 점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의 결혼 상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 킹 교수는 하버드대 신학대학 Q&A 코너에 ‘예수 아내의 복음서’가 쓰인 파피루스 종이는 7~8세기에 생산돼 사용됐고, 글은 2세기에 통용되던 콥트어로 쓰였다고 답변했다.)
-파피루스에는 여성도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써있다.
“맞다.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She will be able to be my disciple)’라는 문장을 봐야 한다. 이 조각이 담고 있는 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결혼한 여성(아내)이나 어머니도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가톨릭에서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없는 것은 교회법 1024조를 따른다. 여기에는 ‘세례를 받은 남성만이 (거룩한) 서품을 유효하게 받는다’고 써있다. 현재 이어져 내려오는 교회법전은 1983년 요한 바오로 2세 재위기에 개정·공포됐다. 그 시초인 ‘교회법 대전’이 편찬된 건 14세기 무렵이다.)”

-혹 파피루스에 쓰인 ‘예수(Jesus)’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은 없나.
“파피루스의 모든 내용이 우리가 신약성경의 복음서를 통해 알고 있는 그 예수를 지칭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수’라는 이름이 다른 사람을 지칭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거나 사실 불가능하다고 본다. 파피루스 속에서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 성모 마리아인지 막달라 마리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리아’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일 가능성은 더욱 낮다.”

-불분명한 출처에 대해서 공격을 받고 있다. 기증자를 밝힐 생각은 없나.
(※ 킹 교수는 이에 대해 아직 답변을 주지 않았다. 다만 하버드대 Q&A 게시판에는 출처에 대한 설명이 있다. 게시판 답변에 따르면 ‘파피루스 조각의 훼손 상태를 볼 때 아주 오래된 고물 더미나 묘지 일대에서 발굴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어떻게 발견됐는지는 밝혀진 바가 전혀 없지만 문서가 보존되기 좋은, 아주 건조한 기후에 놓여 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 이집트 언어였던 콥트어로 쓰인 점을 미루어 이집트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초기 기독교가 융성했던 지역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콥트어가 주로 쓰였다. 콥트어는 그리스 문자를 차용해 썼는데, 이런 유사성 때문에 실제 그리스 문서가 콥트어로 번역되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서가 처음엔 그리스어로 쓰였고, 이후 콥트어 사용자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새로 번역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돼 있다.)

-파피루스 공개 이후 파장이 상당했다.
“발표 이후에 받은 열광적인 반응에 굉장히 놀라웠다. 전 세계 학자들과 일반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은 덕에 지난 2년간의 연구가 더 풍성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파피루스 뒷면에 쓰인 콥트어 여섯 줄은 추가로 해독이 됐나.
“더 이상 해독된 바 없다.(※ 2012년에 킹 교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뒷면은 거의 해져 세 글자 정도만 가까스로 볼 수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신학자로서 더 연구해 나갈 사항이 있나.
“그리스도교인들은 어떤 이유로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믿게 됐는지, 또 이런 믿음이 그리스도교 역사와 신학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아봐야 한다. 일부 그리스도교인들은 독신주의나 순결주의야말로 고차원적인 삶의 형태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이 재고될 필요가 있는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실제 예수가 결혼을 했었다면, 결혼한 부부 사이의 성생활을 죄라고 보지 않을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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