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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버리게 하는 입양특례법

5월 11일 ‘입양의 날’은 한 가정이 한 아이를 입양해 가족의 따뜻한 사랑 안에서 자랄 수 있게 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아동이 가족을 찾지 못하고 ‘시설’에서 자라난다. 아이들의 생존과 인권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우리 사회는 더 노력해야 한다.

2012년 8월부터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아동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입양 숙려제, 출생신고의 의무화, 가정법원 입양허가제, 입양부모 자격기준 강화, 국내입양 우선 추진, 입양정보 공개청구권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선진화된 제도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나라의 문화를 고려할 때 미혼모가 자신의 호적에 출생등록을 하고 아이를 입양 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로 인해 영아 유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아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생명권을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개정 2년째를 맞이한 입양특례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입양특례법 재개정은 아동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재개정을 추진하는 입양가족들은 미혼모 단체와 일부 해외 입양인의 반대에 부닥쳐왔다. 하지만 입양특례법 재개정은 현행 입양특례법의 주요 정책을 수정하려는 게 아니다.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둬 아동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것이고, 입양 전담 판사제를 도입해 입양 절차의 불편을 해소하는 등 일부 사항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입양원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아동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의무를 짐에도 불구하고 현행 입양특례법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유기돼 죽어가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아동보호의 시작이다. 거리에 유기된 아이, 부모에 의해 생명을 빼앗기는 아이들의 사례에서 보듯 삶조차 힘겨운 일부 미혼모의 아이들은 생과 사가 엄마의 선택으로 갈리는 경우가 있다.
베이비박스는 독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랑의 바구니처럼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아이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베이비박스 존폐를 둘러싸고 어른들 시각의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 앞서 아이들의 생명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

아이들의 인권은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최우선 과제다. 지난 4월 아동 양육시설에서 발생한 성폭행 보도를 보고 한동안 슬픈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보호시설에 있는 아동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잘 성장할 수 있으려면 물질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인권 보호를 위한 철저한 감시 체계 구축, 고민 해결을 함께할 지속적인 심리상담 지원, 보호 시설 퇴소 후 자립할 수 있는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 이상 보호 시설의 아이들이 사회에서 제외된 존재가 아닌,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꾼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배려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입양 활성화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입양은 결혼, 출산과 더불어 가족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입양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출산과 똑같이 축하를 받을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는 입양과 입양아에 대해 많은 편견을 지니고 있다. 입양 아동도 출산 아동과 동일하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교사 연수 과정에 반편견 입양교육을 조속히 실시하길 제안한다.

모든 아동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 모든 아이가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해맑게 자라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가정의 달 5월에 꿈꿔본다.



강은미 입양인 부모들의 모임인 홀트한사랑회 회장. 세 자녀의 어머니로 그중 둘째와 셋째는 입양으로 얻었다. 반편견 입양교육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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