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부쩍 큰 중국 바둑 … 후배들 창의력 최대한 끌어내겠다

한국 바둑의 미래는 어디에서 찾을까. 이창호 국수는 개성과 창의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중앙포토]
지난 6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4층.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기사들이 모여들었다.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의 마지막 대국 4국이 열렸다. 7일엔 29명의 상비군 발대식이 있었다. 상비군은 12일부터 8개월간 주 5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체 훈련에 들어간다.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한 상비군 창설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용직의 바둑 산책] 기술위원 임명된 이창호 국수
우리 바둑 큰 문제는 개성 부족
12일부터 29명 8개월간 지도
유창혁?이세돌 등과 함께할 것

 유창혁 9단이 감독을 맡은 상비군의 기술위원으로는 이창호(39) 9단과 이세돌(31) 9단이 임명됐다. 바둑계는 이창호 9단을 ‘이 국수’로 부른다. 한국 바둑의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국수를 만났다.



 - 기술위원으로 참여해 후배들이 크게 고마워하고 있다. 역할은.



 “후배들의 바둑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주는 일이다. 바둑은 미묘해서 자신의 스타일은 물론 장단점을 아는 것이 어렵다. 검토와 토론을 통해 후배 스스로 자신을 알고 개선해 나가도록 도와주는 일이 내 역할이다.”



 - 상비군을 만들 정도라면 한국 바둑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문제가 뭐라고 보나.



 “1990년대에 한국은 세계대회를 휩쓸었다. 그러나 뭔가 특별한 시스템이 있어서 성적을 냈다고는 할 수 없다. 시스템이 문제여서 오늘 중국에 밀린다고는 보지 않는다.”



 성적이 나쁘면 대개는 문제점부터 지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국수에게는 어느 하나를 지적하고 문제를 떠넘기는 태도는 없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고 하지만, 이 국수는 두세 번 두들긴 다음에도 안 건넌다”는 말이 바둑계엔 남아 있다. 매우 신중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 특별한 시스템이 없었다면 당시엔 ‘자율’이라는 이름의 시스템이 있었겠다. 그렇다면 왜 상비군을 시도하는가.



 “중국에 밀리는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중국이 가진 이점도 배워야 한다. 극복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데, 상비군이 극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노력의 일환으로는 좋다. 변화는 필요하고 변화는 출발이 있어야만 한다. 그동안 우리에게 부족한 것 하나는 ‘관리’였는데 상비군은 그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 후배들의 바둑에 개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어봤나.



 “다소 획일적인 바둑을 두고 있다는 주변의 지적은 맞는 듯하다. 창의력이랄까, 그런 게 부족해 자기 바둑을 두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띈다. 형세가 불리해지면 곧 자기 스타일을 잃어버리는 기사도 있다. 자기에게 맞는 바둑이 아니라 정상급의 바둑을 따라 두는 공부 때문이다. 이건 문제다.”



 - 그 취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먼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 바둑은 넓어서 얼마든지 자신을 넓힐 수 있다. 유창혁 감독은 멘토링(mentoring)을 강조했다. 잠재력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기술위원과 신예들의 직접적인 만남과 이해를 중시한 것인데 동감하고 있다.”



 - 단체 훈련과 개성 확보는 서로 상충되는 얘기로도 들린다. 가능할까.



 “그래서 먼저 코치진과 후배 모두 서로 얘기를 자주 나누어서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개성 강한 기사들이 29명이나 모였는데 획일적인 공부나 지도로는 멀리 못 나갈 것 같다. 개인마다 다른 공부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 4월의 중국 을조리그에서 이 국수는 3승 4패로 부진했다. 기분이 괜찮은가.



 “프로는 마음이 편해도 문제요, 욕심이 많아도 문제다. 요즘은 두어서 만족한 느낌이 오면 승부를 떠나 편하다.”



 이 국수는 내년이면 불혹(不惑). 승부를 지켜보는 나이다. 멀리서 바라볼 때 승부의 허실(虛實)은 더욱 잘 보인다. 지난 30년 세계의 일류들과 겨뤄본 이 국수의 경험만큼 절실한 자산은 바둑계엔 없다. 이 국수에게 거는 기대가 곧 상비군에 거는 기대가 되는 이유다.



문용직 객원기자



◆ 이창호=1975년 전북 전주 출생. 92년 제3기 동양증권배 우승부터 2007년까지 세계대회를 통산 21회 우승하는 등 15년간을 세계 1인자로 군림했다. ‘돌부처’ 별명이 알려주듯이 ‘부동심(不動心)’에 기초한 밝은 형세 판단은 한·중·일 어디에도 따를 만한 기사가 없다.



▶ [바둑] 기사 더 보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