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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정지장치 수시로 끄고 달렸다

6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스마트폰에 뜬 노란 리본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 장례지원단은 안산을 비롯한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131곳에 합동분향소를 운영 중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서울메트로와 코레일 소속 기관사들이 오류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이후 구형 ‘자동열차정지시스템(ATS)’을 수시로 끄고 운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1~2012년 ATS 등 제어장치 오류로 인한 사고를 조사했던 한 전문가는 6일 “2000년대 중반 신형 자동열차운행시스템(ATO)이 보급되면서 구형인 ATS가 오류를 일으키는 일이 잦았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 일부 기관사가 ATS를 임의로 끄고 다니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서울메트로 2호선의 경우 모든 선로에는 2006년 ATO가 설치됐다. 하지만 열차의 시스템은 전체의 43%(38편)만 신형 ATO로 교체됐고 나머지 50편은 구형 ATS를 그대로 쓰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 세월호·지하철·케이블카 사고 원인은 "설마 괜찮겠지"
신호 오류 이유로 수칙 어겨 이번 사고 때도 껐는지 주목
10여 명 부상 대구 케이블카 세 차례나 급발진에도 운행



 ATS는 신호기가 빨간불인데도 열차가 5초 내에 정지하지 않으면 강제로 세우는 추돌 방지 시스템이다. 노후한 2호선은 관제소에서도 열차를 직접 세우는 기능이 없어 기관사가 ATS 장치를 끄면 사실상 안전장치가 전무한 상태가 된다. 2일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를 조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ATS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장비 고장 여부와 기관사의 ATS 임의 조작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서울메트로 이태환 종합관제실장은 “ATS를 끄면 블랙박스에 남기 때문에 임의로 끄긴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참사가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로 밝혀지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지하철 추돌 사고도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 뒤인 지난달 18일. 울릉도에 가려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여객선 썬플라워2호를 탄 전모(69·서울 성동구)씨는 대형 참사 직후에도 여전히 허술한 선박 안전 실상을 절감했다. 전씨는 “승무원이 구명조끼 착용법 시범도, 구명보트 위치 안내도 하지 않았고 배 뒤쪽 비상구 문도 잠겨 있었다”며 “세월호 같은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알 만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씨는 자신이 그날 탔던 여객선의 4개 엔진 중 하나에 이물질이 끼어 문제가 있었는데도 당시 승객에게 비밀로 하고 운항했다가 뒤늦게 운항 정지된 사실을 알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휴 중인 4일 대구 남구 앞산에서 발생해 승객 10여 명이 다친 케이블카 급발진 사고도 안전불감증을 보여줬다. 이날 오후 6시10분쯤 앞산 정상에서 승객 30여 명을 태운 케이블카가 갑자기 출발하더니 10여m를 내려간 뒤 멈췄다. 업체 측은 자체 점검 후 계속 운행했지만 오작동은 세 차례나 반복됐다.



 앞서 3월 19일 송파구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 3대를 들이받아 3명이 숨진 시내버스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도 안전을 뒷전 취급해온 버스업계의 후진적인 근무체계가 드러났다. 숨진 운전자(60)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다음날부터 이틀 연속 오전 근무를 했다. 사고 당일에는 15시간20분간 운전했다. 영국에선 버스 운전자가 하루 9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다.



 이처럼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대한민국을 그대로 방치하면 언제 어디서든 대형 참사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권대봉(교육학) 교수는 “규정을 어기면서도 ‘설마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고 연줄·이해관계로 얽혀 잘못을 눈감아왔다 ”고 지적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인적 재난은 그 나라 수준을 말해준다. 한국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야 할 시점에 왔다”고 경고했다.



김성탁·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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