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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분노 넘어 무기력 … 김밥도 안 팔린다더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일로 3주째다. 5월 초의 황금 연휴 분위기도 예년과 달랐다. 본지는 지역에 다녀온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에게 참사에 얽힌 지역구 민심을 들었다. 새누리당 의원 12명, 새정치연합 11명이 전한 민심은 분노를 넘어 ‘무기력’한 상태였다.



의원들이 전하는 세월호 민심
안전 불안감 전염병처럼 퍼져
정치권 불신, 여야 가리지 않아

 ① 트라우마가 무력감으로=새정치연합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의원은 “엘리베이터에서 삐걱대는 소리만 나도 불안해하는 등 평소 같으면 넘어갈 일에도 예민해졌다”며 “도시의 안전에 대한 불안과 근심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은 “안전불감증을 넘어 무감증(無感症)의, 위험이 뭔지도 모르는 나라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길정우(서울 양천갑) 의원은 “누구를 탓하든 분노의 감정에서 이젠 ‘우리 모두의 탓’이라는 트라우마가 무력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당 이노근(서울 노원을) 의원은 “어쨌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곤경에 몰린 상황”이라며 “국정·도정·시정의 제1과제는 안전이라는 말을 주민들이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은 “슬픔, 아픔,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분위기 때문에 지방선거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② 경기에 쇼크 가능성=애도 분위기 속에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소비 감소’ 정도가 아니라 ‘경제활동 전면 중단’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역구가 관광지인 새정치연합 강창일(제주갑) 의원은 “소비가 준 정도가 아니라 장사를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관광 지역 경기가 죽다시피했고 주변 전통시장의 소상인들도 아주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의원도 “관광업 하는 분이 참사 이후 3주간 1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고 하더라”며 “경기에 쇼크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새정치연합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의원은 “산악회·친목회·새마을부녀회 등 웬만한 모임들이 야유회를 취소하고 있다”며 “경로당 잔치를 하더라도 노래를 빼고 한다”고 말했다. “김밥집이나 떡집 등은 단체 주문이 많이 줄었지만 드러내놓고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더라”(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경기 안양 동안을)거나 “과거엔 선거를 앞두고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런 효과도 사라졌다”(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 서울 관악갑)는 얘기도 있었다.



 ③ 숨 죽인 정치권=목전에 둔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야 모두 ‘낮은 자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부산의 판세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은 최근 지역구에 출마한 시·구의원, 구청장 후보들에게 과거와 같은 선거운동을 하지 말고, 조용히 혼자 다니면서 표를 호소하라는 주문을 했다. 유 의원은 “야당의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후보 개인이 가진 매력에다 세월호 참사의 반향이 결합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서용교(부산 영도) 의원도 “부산은 대체로 선거에 무관심한 분위기지만 발화점에 따라 선거가 어떻게 튈지 모른다”고 비슷한 얘기를 했다.



 친박(親朴)계 새누리당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갑) 의원은 “그간 잘못된 관행을 없애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을 통감한다는 차원에서 큰 폭으로 쇄신할 수 있는 상징적인 개각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야당의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새정치연합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은 “워낙 정치권에 실망을 많이 해 여권이 잘못하면 ‘야당이라도 잘해야지’ 하던 분위기마저 사라졌다”고 전했다. 설훈(경기 부천을) 의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정도로 국민 분노가 엄청나 여권에 불리한 건 틀림없지만 우리한테 좋게 작용할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호·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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