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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삶처럼 … '사계' 300년도 그랬다

연주 곡목의 80%가 바로크 음악일 만큼 이 시기 음악의 복원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맨 왼쪽)가 ‘에우로파 갈란테’ 단원들과 ‘사계’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빈체로]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라면 한번쯤 매달리는 작품, 400종 넘는 음반이 제작된 인기곡, 고전음악에 문외한일지라도 들으면 혹하는 달콤 쌉쌀한 대중 취향 음악.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가 1725년 발표한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四季)’는 서구 음악사가 손꼽는 명곡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자연 속에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극적인 음향효과로 살려내 300여 년 시공을 넘나들며 듣는 이 가슴을 두드린다.

시대에 따라 음색·표현 달라져
최근엔 바이올린 독주에 관심
'파격' 비온디, 오늘 서울 공연



 ‘사계’는 지휘자와 연주자 해석에 따라 다양한 음색과 표현력이 도드라져 청중에게 골라듣는 기쁨을 준다. 과거엔 지휘자 입김이 짙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베를린 필’의 걸쭉한 연주나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거칠게 밀어붙인 한 판이 호평 받았다. 로마 실내합주단 ‘이무지치’가 펠릭스 아요를 독주자로 내세운 1955년 녹음은 ‘사계’의 정석 연주로 최초 베스트셀러 음반이 되었다.



 최근 ‘사계’ 음반에 대한 관심은 솔로 바이올린이 누구인가에 쏠려있다. 1990년 당시 29세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가 내놓은 ‘사계’는 면발을 반죽하듯 치대며 날아다니는 일탈과 파격의 격렬한 연주로 돌풍을 일으켰다. 록음악을 듣는 듯 맥박을 뛰게 만드는 역동적 리듬, 피부를 간질이는 관능적 장식음,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화려함을 귀로 보게 하는 감동으로 청중을 매혹시켰다. 비온디 이후 ‘사계’는 누가 바이올린 독주를 맡았느냐를 앨범 전면에 표시하는 전환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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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평론가가 꼽는 ‘사계’ 명반 5=이 무지치(펠릭스 아요, 필립스, 1959) 음반은 느긋하면서도 절제된 리듬이 풍부한 표현력을 품은 스탠다드 판. 과잉 없는 조화로운 앙상블로 ‘사계’ 표준 연주로 평가받는다. 베를린 필 & 카라얀(미겔 쉬발베, DG, 1972) 앨범은 사과가 꽃에서 풋사과, 농익은 사과, 베어 문 사과로 변해가는 표지로 유명하다. 전성기 카라얀의 유려한 광택 음을 즐길 수 있다.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앨리스 아르농쿠르, 텔덱, 1976)가 내놓은 음반은 지휘자 아르농쿠르가 부인 앨리스를 솔로로 한 실험성이 돋보인다. 고음악 해석의 급진적인 형태를 만나는 기회다. 에우로파 갈란테(파비오 비온디, 오푸스 111, 1991) 앨범은 진폭이 큰 강약, 급격한 속도 전환, 섬세하면서도 화창한 음색 등 이 시대에 맞는 소리를 찾아 인간사의 슬픔과 열정을 감염시킨다. 일 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오노프리, 텔덱, 1997)는 ‘조화로운 정원’이란 앙상블 이름에 걸맞은 판을 선보였다. ‘사계’가 포함된 바이올린 협주곡에 비발디가 붙인 제목 ‘조화와 창의의 시도’를 떠오르게 할 만큼 극명한 대비와 불타는 정열의 조율이 바로크 시대정신을 드러낸다.



 음반으로 ‘사계’ 변천사를 더듬었다면 음악회 현장에서 그 묘미를 들어볼 차례다. 24년 전 혁신의 아이콘 파비오 비온디(53)가 세월의 지혜까지 겸비한 무대로 3년 만에 한국을 찾아온다. 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일 오후 8시 대구 아양아트센터에서 여는 내한 연주회는 시대 따라 변하는 음악 해석의 한 잣대로 흥미롭다. 20세기에 재조명된 ‘사계’의 명반을 따라가 보면 영원히 뻗어가는 음악의 길이 보인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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