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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강력하고 효율적인 국가안전처 세워야

안광찬
단국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지난 4월 16일 진도 인근 해상에서 다수의 어린 학생을 포함한 여객선 승객들이 목숨을 잃는 미증유의 해난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청 앞 분향소를 다녀오면서 자식을 가진 한 부모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희생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내에 국가안전처를 새로이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필자는 국가비상기획위원장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장으로 봉직한 바 있다. 그동안 경험한 이런 직책들과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실효적 국가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정부 내에 반드시 단일화된 전담 주무부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신설 국가안전처를 설치하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안전처가 수행할 임무 및 기능이다. 오늘날 고도의 문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과거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세계화, 그리고 도시화에 따라 위기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재난이 발생할 경우 전쟁에 버금가는 수준의 대규모 인명 및 자원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군사적 안보 못지않게 대규모 재난, 국가 핵심기반시설 마비,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각종 테러, 광범위한 전염병 확산 등과 같은 비군사적·초국가적 위협을 국가안보 분야로 간주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설치되는 국가안전처는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평상시부터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를 분석 및 평가해 예측하고 이를 예방 및 대응하기 위한 기획·계획·훈련·감찰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복구를 총괄하고 조정 및 통제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조직의 위상이다. 국가안전처를 조직하겠다는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일부에서는 ‘옥상옥’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국가적 위기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양하고 대형화하는 추세여서 정부의 1개 부처나 각 부처의 일부 조직 또는 위원회의 형태로는 관리가 불가능한 시대다. 따라서 국가적 수준의 위기에 대해 평시부터 위기 예방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 위기가 발생하면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적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국가안전처가 국가위기 때 중앙 컨트롤 타워가 되려면 총리 직속으로 하되 이 조직의 수장은 필히 장관급으로 국무위원이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안전 분야에서 조정 및 통제력을 갖고 각 부처의 노력을 통합해 정부의 일관된 조치 및 복구 노력을 수행하는 강력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차관급 기관장이 될 경우 각 부처의 노력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셋째, 임무 수행 체제다. 대한민국처럼 지리적으로 작은 나라에서는 유사시 1시간 이내에 전국의 어느 곳이든지 도착할 있다. 그러나 현장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전문성이 결여된 채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 복구조치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평시 정부의 중앙 컨트롤 타워에서 분야별로 관리능력이 있고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충만한 다양한 전문가 목록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상태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즉시 사고 유형에 부합하는 임무수행팀(T/F)을 구성해 현지에 파견하여 현장 컨트롤 타워로서 복구조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현장에서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인 노력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다양한 조직에서 비전문가들을 파견할 경우 현장수습에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T/F 편성에는 분야별 전문가 외에도 희생자 가족 보호팀, 공보 및 법률 전문가 등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또한 정부의 중앙 컨트롤 타워와 현장 간에는 현재의 국가지도통신망을 포함하여 유·무선 핫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보고하고 지침을 하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넷째, 조직 창설을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자칫 창설 그 자체에 집착하여 유명무실한 조직이 될까 우려된다. 새로운 조직의 창설 이유와 목표를 분명히 규정해야 하고, 이번 세월호 사고의 조사 결과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각계각층의 위기관리 유경험자 및 학계 전문가의 의견 수렴은 물론, 외국의 사례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최선의 조직을 창설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세월호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는 단일 지휘통제 체제 하에서 일사불란하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정부의 대응 및 복구조치 노력을 통합하는 조직을 만들기 바란다. 거듭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면서 아울러 유가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안광찬 단국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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