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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쓰는 해외교육 리포트] (15) 런던에 있는 사립초교 세인트 크리스티나 스쿨

크리스티나 스쿨에서 수업받고 있는 형준이(맨 오른쪽 어린이). 부모 국적은 이탈리아와 프랑스·그리스·폴란드 등 다양하다. 사립학교 특성상 교사가 오래 재직하는 경우가 많아 경험 많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손주처럼 챙긴다.


1 초등 2학년까지만 남녀공학이고 그 윗 학년은 여학생만 다닐 수 있다.
2 스포츠 수업 가운데 인기있는 승마 수업.
남편이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로 유학오면서 지난해 8월 온 가족이 런던에 왔다. 첫째인 아들 형준이(7)는 한국에서 일반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고, 둘째인 딸 주현이는 걸음마도 못 뗀 갓난아기였다.

영어 못하던 형준이, 6개월 만에 학교 가는 게 즐거워졌대요



 형준이는 이곳에 오자마자 런던에서 부촌으로 통하는 NW8 지역의 세인트존스우드에 있는 가톨릭 사립 초등학교인 세인트 크리스티나 스쿨(St.Christina’s School)에 보냈다. 런던에 오기 전만 해도 형준이를 사립학교에 보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질 좋은 공립학교에 아이를 넣는 게 쉽지 않았다. 런던 공립학교는 교육비가 무료로, 학교와 집의 거리를 기준으로 학교를 배정한다. 우리 가족이 도착했을 땐 좋은 평가를 받는 공립 학교에 갈 수 있는 학군의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 공립 학교에 넣을 수도 없었다. 런던 공립학교는 OFSTED(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www.ofsted.gov.uk)라는 기관의 감사를 받는데, 감사 발표를 보면 런던 공립 학교 간에 질적으로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할 수 없이 형준이를 사립 학교에 보내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알아봤다.



 사립도 결코 자리가 쉽게 나지 않는다. 한 명문 사립 초등학교 홈페이지엔 ‘아이 출생 직후부터 등록할 수 있다’고 써있을 정도니 입학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주고 사설 유학원 도움을 받았다. 유학원에서 추천해준 곳 중 하나가 세인트 크리스티나 스쿨이었다. 우리 가족 종교가 가톨릭이라 일단 마음이 갔다. 또 런던 사립학교는 대개 한 학기 학비가 4000~5000파운드(약 702만~878만원)인데 비해 이 학교는 3519파운드(약 615만원)로 저렴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학교 가운데서는 운동장이 따로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대부분 인근 공원을 활용한다. 그런데 세인트 크리스티나는 학교 안에 야외 운동장과 놀이 공간이 있다. 게다가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프림로즈 힐과 리젠트 파크 등과도 가깝다. 그래서 여름엔 리젠트 파크에서 운동회를, 가을엔 런던 동물원(London zoo)에 걸어서 소풍갈 정도로 주변 환경이 좋다는 얘기다.



크리켓을 즐기는 학생들.
 다만 한가지 맘에 걸렸던 건 런던에서 손꼽히는 부촌인 세인트존스우드에 학교가 있다는 점이었다. 세인트존스우드는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번잡하지 않은 주택가로, 비틀즈의 스튜디오와 크리켓 경기장으로도 유명하다. 런던 사람들은 우편번호 NW8만 딱 봐도 다들 이곳인 걸 알 정도다. 빅벤 등이 있는 런던 도심에서도 비교적 가깝다. 런던 생활을 100% 누리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세인트존스우드의 비싼 집세를 감수하기로 했다.



 세인트 크리스티나는 전교생이 220명인데 여학생이 170명으로 훨씬 많다. 여학생은 6학년(만 11세)까지 다니지만, 남학생은 2학년(만 7세) 과정까지만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 남자 아이들은 3학년이 되면 런던 명문 사립인 웨더비나 아놀드 하우스, 세인트 필립스, 웨스트민스터 등으로 옮긴다. 영국의 명문 학교들은 대부분 남녀 공학이 아니라 남학교 또는 여학교다. 이성에 신경을 덜 쓰고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저학년만 남녀 공학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바로 이 학교가 그런 경우다. 나로선 형준이 학교 선배 대다수가 여학생이라 안심이 됐다. 학교 분위기가 온화하고 선배들이 후배들을 따뜻하게 배려하고 돌봐주기 때문이다.



 전교생 수가 적지만 부모 국적은 다양하다. 형준이 반만 해도 영국 외에 이탈리아·프랑스·폴란드·그리스 출신 등이 다 모여 있다. 런던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이민자 가정에선 부모 모국어를 쓴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친구를 접하면서 형준이는 세상은 넓다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다. 학교에 ‘바나비 베어’(테디 베어처럼 생긴 곰 인형)라는 곰 인형이 있는데, 이 곰은 학생들과 전 세계를 여행한다.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말이다. 외국으로 여행가는 아이들이 이 곰 인형을 가져가 여행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찍어 교실 앞 복도에 붙인다. 또 1년에 하루는 학생들이 자기 출신 국가를 소개하는 ‘내셔널 데이’인데, 그날엔 학생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등교한다. 전통 의상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 성당에 모여 세계 평화를 위해 미사 드리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다.



 가톨릭 학교답게 세인트 크리스티나는 사랑과 배려, 나눔의 가치를 강조하는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한다. 운동장 가운데 있는 ‘프렌드십 스톱’(friendship stop)이라는 이름의 의자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놀이 시간에 함께 놀 친구가 없거나 외롭다고 느끼는 학생은 이 의자에 앉는다.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을 본 학생은 다가가서 말을 걸고 함께 놀자고 제안한다.



독서의 날 모습. 자신이 주인공이 됐으면 하는 책 내용을 친구들 앞에서 소개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몸으로 체험한다.
 종교적 배경, 특히 가톨릭 학교라고 하면 분위기가 엄숙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딱딱하지 않다. 예를 들어 독서 장려 차원에서 1년 중 하루를 ‘독서의 날’(book day)로 정하는데, 이날엔 아이들뿐 아니라 교직원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꾸미고 학교에 온다. 교장 선생님까지 책에 나오는 캐릭터 복장을 한다.



 영국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거쳐 만 6세에 초등 1학년을 시작한다. 형준이도 지난해 9월 입학해 현재 1학년이다. 영국 1학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또는 오후3시30분)까지 수업한다. 수학·영어·체육·컴퓨터·음악·종교·지리·문법·미술·스페인어·역사 등 과목이 많은 편이다. 매주 수학 숙제를 내주고, 매일 책을 한 권씩 가져와 엄마와 함께 읽고 독서 노트에 모르는 단어를 적게 한다. 또 매주 금요일 스펠링(철자) 테스트를 위해 단어 10개씩을 외우게 한다.



 영국은 한국과 달리 3학기제다. 9∼11월이 1학기, 1∼3월이 2학기, 5∼7월이 3학기다. 1학기 뒤엔 크리스마스 방학, 2학기 뒤엔 부활절 방학, 3학기 뒤엔 여름방학(두 달)이 있고, 각 학기 중에도 일주일 정도 쉬는 기간(half term)이 있어 방학만 여섯번이다.



 방학이 많으면 솔직히 직장맘은 어렵다. 방학이 부담스러운 직장맘을 위해 학교 측은 방학 중에 스포츠나 과학 등을 주제로 한 캠프를 연다. 또 학기 중엔 출근 때문에 아이를 일찍 등교시켜야 하는 부모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아이를 받아주는 모닝 클럽도 운영한다. 회당 이용료는 5파운드(약 8750원)로 저렴하다.



 방과후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다. 모두 33가지인데 이중 피아노·플룻·바이올린·첼로 등 악기 레슨이 11가지이고, 그외에 축구·발레·프랑스어·라틴어, 쿠킹 클래스 등 정말 다양한 걸 가르친다. 악기는 주 1회 회당 25파운드(약 4만3000원), 스포츠는 학기당(주1회 4개월 단위) 110파운드(약 19만원)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학교 카페테리아의 셰프. 점심 급식과 디저트를 책임진다.
 외국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아마 언어일 거다. 형준이는 영국에 오기 전 원어민 교사와 주2회 수업하며 영어를 공부했다. 하지만 전학 초기 선생님,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고생이 많았다. 몰래 가서 지켜보기도 했는데 체육 시간에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하게 혼자 계속 뛰는 거다. 엄마로서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고맙게도 학교엔 형준이 같은 학생을 배려한 제도가 있었다. 센코(SENCO, Special Educational Needs Co-ordinator)라 불리는 특별 지도 교사다. 형준이처럼 영어 특별 지도가 필요한 아이들을 모아 수준별 지도를 해준다. 첫 학기가 끝날 무렵 면담을 갔더니 담임 교사와 영어 지도 교사가 형준이의 장단점을 매우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가 앞으로 이루어야 할 목표를 종이에 꼼꼼히 정리해줬고, 형준이를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지도할 것인지까지 부모에게 제시해줬다.



 아이가 언어에 적응하는 데 6개월은 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형준이는 처음엔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6개월이 지나자 귀가 열리고 말문이 트여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리게 됐고, 이제는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한다.



엄마 신경원(33)





영국의 교육 시스템

초·중등 11학년까지 의무교육 대학 가려면 2년 더 심화 수업




한국 교육은 12학년제지만 영국은 13학년제다. 초등은 한국과 똑같이 6년제지만 중등 과정이 7년으로 한국보다 1년 더 길다. 한국 중학교에 해당하는 기본과정 3년(7~9학년), 한국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심화과정 2년(10,11학년)에다 A레벨이라고 불리는 대학 준비과정 2년(12,13학년)이 더 있다.



 중등 심화과정이 끝나는 11학년까지는 의무교육이다. 의무교육을 마칠 즈음 학생들은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시험을 본다. 중등 과정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국가 검정 시험이다. 성적은 A, B, C, D 네 등급이다.



 GCSE 시험 이후 학생들은 곧바로 사회에 나갈지, 아니면 직업학교나 대학교에 진학할지 결정한다. 대학 진학을 선택하면 학교에 남아 2년짜리 A(Advanced) 레벨 과정을 들어야 한다.



 A레벨은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에서 개발·운영하는데 대학 선(先) 이수 과정과 비슷하다. 1년차(12학년)는 AS(Advanced Subsidiary) 레벨로 불리는데 희망 진로와 관련한 과목 너댓 개를 선택해 듣는다. 2년차(13학년)는 A2레벨이라고 하는데, 1년차에 공부한 과목 중 일부를 심화 학습한다. AS, A2레벨 직후 각각 한 차례씩 시험을 보는데, 이를 합산해 A,B,C,D,E 다섯 등급으로 점수를 낸다. A레벨 점수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미국의 SAT 점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미국 아이비리그에 합격하려면 이중 세 개 과목에서 모두 A인 트리플에이(AAA)를 받아야 한다.



 한국인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영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아이엘츠(IELTS,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토익·토플 등 영어 공인 인증시험 성적을 대학에 제출해야 한다. IELTS는 캠브리지대가 개발한 국제 영어능력평가 시험이다. 듣기·읽기·쓰기·말하기 등 언어의 모든 영역을 평가한다. 이런 장점 덕분에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토익·토플보다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2012년부터 하버드·예일·MIT 등 미 명문 25개 대학에서 IELTS 점수를 반영하고 있다.



도움말 주한영국문화원



정리=김소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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