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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위안부 비판, 확대 해석은 곤란

김형수 기자
위안부 문제를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표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몸을 낮추는가 하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제사회 관심의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오바마 발언의 의도는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일으킬까.

존 스웬슨 라이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때마침 한국을 찾은 동아시아 전문가 존 스웬슨-라이트(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에게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과 한·일 관계 등에 대한 유럽의 시각을 들었다. 그는 오바마의 위안부 발언에 대해 “한국 편에서 너무 과대 해석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체적으로 잘 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적절하게 표현했듯 대통령 같은 최고위층이 외국을 직접 방문해 얼굴을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외교정책은 없다. 그간 아시아에선 오바마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불만 섞인 우려가 팽배했었다.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순방은 이 지역 동맹국들을 안심시켰을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어땠나.
“아주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박근혜, 오바마 두 대통령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합의해서가 아니다. 정상회담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좋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타난 두 정상의 표정과 보디랭귀지 등으로 볼 때 아무런 문제 없이 좋은 분위기가 연출된 것 같았다. 특히 오바마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가족에 대한 위로의 말을 한 것은 공공외교 측면에서 훌륭했다.”

-오바마의 위안부 발언을 두고 한국 측이 상당히 고무돼 있다.
“전적으로 한국 입장에 동조한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오바마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발언 전체를 보면 ‘미래지향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과거보다는 앞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없지만 여기에 관계된 당사자, 즉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위안부 문제가 미국의 커다란 관심사임을 방증한 것 아닌가.
“미국이 주목하는 문제이긴 하겠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고 보면 곤란하다. 백악관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려 했다면 기자회견 때 발표문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안부 관련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일본 측에선 어떻게 생각할까.
“아베 정권에선 이번 오바마 발언이 일본을 공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걱정할 것이다.”

-아베 정권은 고노 담화 계승과 함께 검증도 하겠다는데 속셈은 뭔가.
“한국 관리들을 만나보면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꿔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일부 자민당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의 발언으로 혼란스러워졌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를 두고 일본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와 관련해 의도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려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본이 주의해야 할 점은.
“과거사를 잘못 해석하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면 절대 안 된다.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거나 객관적인 증거를 토대로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극히 건강하지 않다. 외국의 압력을 자초하는 꼴이 된다. 위안부 동원에 일본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는 건 역사 왜곡이다. 일본의 큰 문제는 역사 논쟁을 하면서 이 사안에 민감한 주변국 반응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안부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은.
“일본 정부가 제시하는 해결책 중 몇몇 내용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예컨대 금전적 보상과 함께 총리가 서명한 사과문을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정중하게 전달하는 건 괜찮지 않나. 그러나 분명한 것은 확실하게 사과하고 많은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된 고노 담화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일 같은 건 절대 해선 안 된다.”

-일본의 공식 사과와 배상은 불가능한가.
“절대 안 될 거다. 정부가 입법 절차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배상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일제 때의 강제노동에 대한 배상문제도 논란이 될 게 분명하다. 그러니 주변 국가에선 아무리 압력을 넣어도 일본에선 정식 손해배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본의 정상국가화 논의를 어떻게 보나.
“어떤 나라든 정상적인 국가로 가려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현재 일본 내에선 정상국가와 관련된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여론이 많다. 진보적인 아사히신문조차 헌법 개정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를 하면 일본인 전체의 50% 이상이 논의에 대해 찬성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언한다면.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간 현안과 관련해 정도 이상으로 일본을 자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처럼 일반 일본인까지 흥분하게 만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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