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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무관심, 사고 나면 큰 피해 … 세월호 사고와 기후변화는 닮은꼴

세월호 사건으로 불거진 안전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는 닮은 점이 세 가지다. 김지석(39·사진)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담당관의 주장이다. 첫째, 당장 이익이 되지 않으니 평소엔 아무도 관심이 없다. 투자도 하지 않는다. 둘째, 큰 재난이 터지면 그제야 사회가 관심을 돌린다. 물론 곧 잊는다. 셋째, 일이 터지면 보통 가난한 사람들부터 피해를 본다. 최근 『기후 불황』이라는 책을 낸 그는 “안전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모두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며 “이번 사건이 사회 전체가 장기적 안목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환경학을 복수 전공했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환경경영학을 공부했다.

김지석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담당관 인터뷰

-기후변화는 보통 환경이나 건강상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 『기후 불황』이란 제목으로 경제적 타격에 초점을 맞췄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단순히 좀 덥고 불편한 정도로 기후변화를 인식한다.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느끼지 못한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해 사람들은 가난해지고 있다. 서민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는 이유가 뭔가. 소득은 그대로인데 먹거리 물가가 계속 올라서다. 석유값이 계속 오르니 기업 생산비용도 줄지 않는다. 2000년 들어 산불이나 홍수, 가뭄으로 죽은 사람은 물론이고 재산 피해도 엄청나다. 최근 대형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늘고 있는 걸 과학계에선 ‘기후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선 심각한 홍수·가뭄·산불이 일어나지만 국내 피해는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다.
“기후변화와 연관 지어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동해안에 적조가 찾아와 생선값이 크게 뛴 것, 겨울 김 양식장이 강풍 등 이상 기후에 피해를 입은 것, 눈이 안 오던 울산에 폭설이 와 사람이 죽은 것 등이 다 기후변화의 결과다.”

-문제는 예방이다. 내가 당장 비용을 들여 탄소 배출을 줄인다고 해도 다른 기업, 다른 나라에서 그러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누가 먼저 움직이려고 하겠는가.
“안전과 똑같은 문제다. 나 하나 잘 지켜도 남들 안 지키면 헛것이라 생각하면 다같이 망한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면 나부터 움직여야 한다. 기후변화와 안전 문제의 다른 점이 뭔지 아나. 안전 문제는 큰 사고로 시스템을 잘 갖추면 다음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 기후변화는 심각한 경보가 나오기 시작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임계점을 넘어가면 에너지를 전혀 안 쓰고 인류가 숨만 쉬고 있어도 지구는 점점 더 더워질 거다.”

-영국대사관에서 맡은 직함이 독특하다. 무슨 일을 하나.
“영국의 기후변화 예방 정책을 한국에 알리고 협조를 이끌어내는 게 내 일이다. 영국만 해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인식이 훨씬 더 앞서 있다. 우선 영국 산업계가 ‘저탄소 성장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보수 정치인들이 오히려 ‘탄소 규제 걷자’고 나서면 기업인들이 ‘성장을 위해서도 이 길이 제일 빠르다’며 막고 나설 정도다.”

-한국 정부나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해본다면.
“정부는 눈앞의 지지율을, 기업은 눈앞의 이익을 먼저 보다 보니 장기적인 계획은 못 세운다.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에 대응할 시스템도 못 만든다. 영국에선 ‘한국 기업들이라면 획기적인 저탄소 산업 아이템을 잡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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