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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새 미션은 주민행복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역사가 길다. 1948년 제헌헌법에 의해 제도적으로 규정됐고, 52년 최초의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했다. 10년간 시행되던 지방자치는 61년 잠정적으로 중단됐다가 95년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시대별로 지방자치제의 미션은 달랐다. 50년대 지방자치는 현대적 자유민주주의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제도였다. 60~70년대엔 국가 정책의 효율성 확대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지방자치가 중단됐다. 90년대 이후의 지방자치는 민주화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됐고 실제 여야 간 정권교체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정권교체라는 거시적 목표에 중점을 두다 보니 지방자치 고유의 목적과는 커다란 괴리가 발생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는 중앙지배가 여전해 지역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기회가 매우 적었다. 지역 정치는 중앙의 정당공천을 통한 지배로 인해 더욱 왜곡됐다. 지방의 중앙에 대한 의존적 행태는 도덕적 해이로 이어졌다.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기대하며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국제적 행사나 이벤트를 기획해 지방의 재정을 어렵게 한 일이 대표적이다.

더 큰 문제는 지방자치가 소수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 지방 고유의 권한을 몰아주는 도구로 몰락한 지역도 많다는 점이다. 과도한 권한을 부여받은 단체장은 그 지역의 제왕으로 군림하기도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은 단체장의 인사권에 굴복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행태는 이미 관행화됐다.

지방자치의 새로운 목표는 우리가 직면한 여러 문제점을 현장에서 예방하고 치유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주민들의 안전과 평안을 보장해 지역민들의 행복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중앙SUNDAY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가 행복지수를 중심으로 지방정부 간 성과를 평가해 보도하자 주민들이 커다란 관심과 지지를 보냈던 일도 결국 ‘주민 행복 추구’란 지방자치의 새로운 미션에 적극 찬성하는 이가 많다는 방증이다.

새 시대의 지방정부는 대응성이 높은 조직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제도적인 개혁과 더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는 ‘극강(極强) 단체장-극약(極弱) 의회’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단체장을 생산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회를 육성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정책적 보좌를 강화하고 의회 사무기구 관련 인사권을 단체장으로부터 지방의회로 이전해야 한다.

여기에 단체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3선으로 규정된 단체장의 연임 횟수를 재선으로 더욱 축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세 번 당선된 단체장들은 대체로 주민에 대한 대응성이 초선이나 재선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게 현실이다. 3선 성공 시 12년에 달하는 재임기간은 지방직 공무원들의 줄서기를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선거 공정성 약화란 결과를 낳는다.

유권자인 주민의 책임과 역할도 지대하다. 정치권력은 그것이 크든 작든 국민의 감시와 통제 속에 머물 때 건강하게 육성된다. 감시와 통제의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선거다. 앞으로의 선거는 공정성 확보는 물론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그 첫걸음은 주민들부터 지연·학연 등 각종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자세를 갖추는 일이다.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고 주민 행복을 높이는 지방정부를 구성하기란 사막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방선거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연·학연보다는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선거공약 등을 꼼꼼히 챙기는 선거가 돼야 한다. 주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지방자치를 만드는 주체는 우리 주민이라는 점을 후보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적극적인 선거 참여와 올바른 기준에 따른 투표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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