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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unday] 그들이 관피아 척결을 반기는 이유

새누리당 친박 핵심 인사 A씨. 그의 주변에선 지난 주부터 때아닌 ‘입각설’이 솔솔 흘러나온다. A씨가 입각을 꿈꾸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를 잘 아는 한 인사의 설명이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 마피아)’의 폐해가 드러나지 않았나. 내각 물갈이가 있을 듯한데 그동안 관료들에게 밀렸던 친박들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대통령이 관료 개조를 힘있게 추진하려면 비난을 사더라도 친정 체제를 구축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자리 계산에 열중하다 보니 무신경해진 걸까. A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경험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내용, 환하게 웃는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국민들이 달고 있는 노란 리본은 찾을 수 없다.



여권 출신 공공기관장 B씨. 그는 요즘 사석에서 정무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족들 앞에서 컵라면을 먹고, 자동차 속으로 피신하는 게 말이 되나. 유족들에게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하고,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 것도 정무감각 없는 공무원들이라 그런 거다. 반면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유족들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에서도 말실수는 안 했다. 정치인 출신이어서 그나마 나았던 거다. 윤진숙 전 장관이었으면 분명 큰 실수를 했을 거다. 그만큼 주요 자리엔 정무감각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A씨와 B씨는 사회지도층이다. 세월호 참사의 일차적 책임에선 ‘운 좋게’ 벗어난 이들이기도 하다. 불법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 봐주기식 행정문화, 엉터리 초기 대응,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무신경, 위에만 잘 보이려는 보신주의로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관료도 아니다. 관피아 척결 분위기로 움츠러들 관료 대신 입지가 커지고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는 이들이다.



그런데 불안하다. 과연 이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관료들을 대체해 국가 개조를 이끌 수 있을지. 정무감각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시대적 사명감으로 비정상적인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은 자신들이 얻게 될 반사이익 계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겐 공감 능력과 비전,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청와대가 관치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각종 인사에서 관료들을 중용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당시 청와대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관료를 안 쓰려 해도 달리 쓸 사람이 없다. 교수는 논문 표절, 정치인·기업인은 위장 전입이나 탈세 같은 흠결이 많다.”



그렇다면 관료 리더십이 몰락한 마당에 이를 대체할 믿을 만한 잠재적 리더 후보군조차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 아닌가. 상처 받고 불안해하는 국민이 감수해야 하는 슬픈 현실은 어디까지인 걸까.



백일현 정치부문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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