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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해운사 보조금 지급이 세월호 대책?

지난달 23일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직원들이 비상근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선욱
경제부문 기자
지난해 국내 구간 여객선을 이용한 사람은 1606만 명이다. 올해 초 해양수산부는 “사상 최대 이용객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으로 이들 이용객은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리는 처지가 됐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성장’이란 게 드러난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민관 합동 협의체(TF)’를 구성해 여객선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선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이 운항 안전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문제나 한국선급이 선박 안전검사를 독점하고 있는 것도 개선 논의 대상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그래도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TF 논의 대상에 정부가 선사에 대해 선박 교체 보조금을 주는 방안이 함께 들어가 있다.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은 세월호가 이번 사고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해운업체들이 영세하고 수익성이 낮아→낡은 배를 바꾸지 못하고→승객 안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배를 새로 살 때 재정·금융지원을 해주자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적절치 않다. 우선 논리의 전제가 사실인지부터 밝혀지지 않았다.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7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긴 했지만, 이것이 정상적인 영업 성과인지는 알 수 없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회사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3만원짜리 볼트를 100만원에 구입했다는 의혹과 출항할 때마다 100만원씩 상표 사용료를 지출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해운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수부가 해운사 지원 논의를 한다는 것은 절차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부에선 여객선을 버스와 동급으로 놓고 재정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 또한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버스는 대중교통이란 명분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주지만 이번 사고는 관광노선에서 발생했다. 재정지원을 하더라도 ‘격오지 섬 주민을 위한 노선에 한정한다’는 선 긋기가 필요하다. 제주·백령도·울릉도를 드나드는 노선은 대기업도 문을 두드리고 있는 사업이다. 여객선사의 영세성이 문제라 하더라도 다른 기업의 투자를 막은 채 국민 세금을 쏟아부을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이번 사고에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안전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이다. ‘왜 해운업계에 우리가 낸 세금을 지원하지 않았느냐’는 것은 비판의 대상에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정부가 해운업계에 돈을 대주는 것을 후속 대책으로 삼는다면 국민은 정부와 업계의 유착을 더욱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최선욱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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