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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국가안전처 신설 필요한가

논쟁의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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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재난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국가재난안전기구 신설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재난·재해 발생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시적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국가 차원의 대형사고에 대해서는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리실에서 직접 관장하면서 부처 간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지휘하는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시각과 “지방자치단체와의 유기적 대응을 위해선 안전행정부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두 갈래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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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방재학회장
대한민국 헌법 제34조6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침몰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 특히 재난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대응 및 수습 과정을 보면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대응 및 수습과정을 지켜본 국민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즉 문제가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알면서도 개선하지 않는 정부의 무사안일주의가 바로 문제인 것이다. ‘장관이 타 부처 장관을 지휘해야 하는 문제(사회재난관리-안전행정부)’에 ‘청장이 장관을 지휘해야 하는 모순(자연재난관리-소방방재청)’까지 겹쳐져 있다. 학계 및 단체의 강력한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무리한 개정으로 사회재난과 자연재난관리가 안전행정부와 소방방재청으로 각각 이원화됐다. 복합 재난 발생에 대비해 재난안전관리 기능을 통합하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고 다음날 대통령이 사고 현장에서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후 관계 부처에 정부의 강력한 재난안전관리 컨트롤타워 설치를 주문했다는 점이다. 방재안전 분야를 연구해 온 학자로서 나는 재난안전 전담부처인 ‘국가재난안전처’의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자 한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전행정부 내의 전담 차관제 도입이 아닌 국가재난안전처 신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과거에 좋지 않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 내 재난안전 기능은 이전에도 여러 번 시험대에 오른 적이 있다. 예를 들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을 겪으면서 정부는 당시 내무부에 인적 재난 전담부서로 재난관리국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몇 년간 재난 발생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해당 국을 통폐합하는 등 기능 축소를 단행했다. 이후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재난관리 전담기관으로 소방방재청을 개청했다. 하지만 현재 소방방재청은 인적 재난 관리기능도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소도 없는 기관으로 축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도 과거처럼 정부의 재난관리 기능이 안전행정부 등에 예속된다면 독립적인 재난안전관리 업무수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동일 부처 내 다른 기능에 잠식당하는 과거의 선례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신설될 재난안전관리 컨트롤타워는 안전행정부의 사회재난 총괄기능과 소방방재청의 자연재난 총괄기능을 단순 통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정부조직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선수’와 ‘심판’이 동일 부처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국토교통부에 건설진흥과 시설안전이 함께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력·가스 등의 공급기능과 안전규제기능이 함께 있다. 그 결과 각 부처의 안전규제기능이 산업진흥기능에 밀려 견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각종 안전기능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재난안전처에 통합돼야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각 부처에 산재돼 있던 재난·안전·안보 관련 22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막강한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를 창설했다. 이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더 바람직한 것은 ‘국가재난안전관리부’로 설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처장’은 차관급으로 보임되거나 국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령 입안권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양경찰청 등과 같은 외청을 가질 수 없어 부처의 실행력이 약하다. 이번에는 국가재난안전관리기구가 반드시 신설돼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방재학회장



오히려 안행부에 기능 모아야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이번 세월호 침몰 사태를 보면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제도의 유무가 아니라 집행과정에 있다는 가장 기초적인 지식마저도 망각한 나 자신과 행정당국이 원망스럽다. 그동안 우리 행정이 효율성을 강조하는 정책 생산에만 집중했지 안전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집행 과정에는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통탄할 지경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 시 수직적 지휘·명령체계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그 대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개편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번에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골든타임(사고 후 30분)을 지키기 위해서는 신속한 대응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나 현재의 재난관리체계는 기관 간 수평적 협력을 요구하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따라 재난 발생 시 대응과 지휘통제기능의 한계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현행 재난 관련 법률들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그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땜질식 입법과정을 거쳐 왔다. 그 때문에 개별 법률의 개념상 중복과 관리 주체 간의 책임소재와 권리·의무의 주체가 상이한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1970년대 민방위기본법 제정을 시작으로 80년대 농어업재해대책법, 소방법, 철도법 등 입법을 진행해왔다. 90년대 들어 자연재난은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인위적인 재난은 재난관리법으로 통합되었으며 현행 재난관리체계의 기반이 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2004년 제정되었다. 이렇듯 각 개별 법으로 체계성이 결여된 재난관리 체계는 명령·지휘·감독의 통일성을 해치는 결과를 빚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의 재난이 발생하면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재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주무부처의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재난현장에서의 긴급구조에 관한 사항의 총괄·조정과 역할분담, 그리고 지휘·통제를 위해 소방방재청에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 개의 독립된 재난관리 기구가 동시에 설치되도록 규정함으로써 대형 재난 때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현행 중대본부장과 수습본부장은 모두 각부의 국무위원으로서 지휘·통제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수습본부장은 중대본부장의 명령에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며, 협력 및 지원을 해야 하는 수평적 관계에 있다.



 수직적이고 일원화된 재난안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의 두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은 중앙에서 만들지만 집행은 지방자치단체에서 80~90%가 이루어진다. 예산 지출 비중도 중앙이 직접 지불하는 것은 30% 정도이며 대부분은 국고보조금 및 자체 예산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한다.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같이 지금의 소방방재청을 처(處) 단위로 격상시켜 재난안전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은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고리가 없는 관계로 실효성이 없다. FEMA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지방조직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방에 17개 소방본부가 있으나 모두 시·도 자치단체 소속이다. 방재업무 역시 자치단체의 일반 행정에 포함돼 있어 FEMA의 지방조직이 하고 있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소방방재청의 방재업무를 안전행정부에 이관시키고 동시에 해양경찰청도 안전행정부에 이관하는 것이 재난예방과 위기대응 시에 일원화된 조직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재난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안전 규정을 평상시에 제대로 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에 관한 권한을 가진 안전행정부 기능을 강화시켜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든지, 아니면 재난안전차관을 신설해 정책과 예산, 집행을 일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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