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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기초연금 이제 결론 낼 때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신성식
복지선임기자
“뭘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닌가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지난해 초 한 노학자의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연계해서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침이 알려지고 나서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은 태생이 완전히 다르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적립했다가 노후에 찾아 쓰는 사회보장제도이고,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지급하는 공적부조 제도인데 이 두 개를 어떻게 붙일 수 있느냐.”



 국민도 걱정했다. 둘을 붙여놓으면 이제 걸음마를 하는 ‘어린 국민연금’이 다치게 될 거라고.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이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20년 이상이면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끝이었다. 여기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앞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야당이 “국민연금이 흔들리게 된다”며 반발하니까 보완카드를 내놨다. 지급 대상을 노인 70%에서 75%로 늘리자고 제안했다가 야당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노후에 받는 국민연금이 30만원이 안 되는 12만 명의 저소득 노인에게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관계 없이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당장 1000억원가량 더 늘어난다. 두 가지 카드가 재정 절감이라는 당초의 대의명분과 상충하는데도 무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생각”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든 근로소득이건 상관없이, 소득이 많은 사람은 적게 주고 그렇지 않으면 많이 지급하면 된다. 그게 쉽고 단순하다. 국민연금 악영향도 피할 수 있다. 만약 정부 수정안대로 국민연금이 30만원이 안 되는 저소득 노인 12만 명에게 무조건 20만원을 지급하면 30만1000원의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과 역전현상이 생긴다. 이를 막으려면 또 복잡한 수식을 동원해야 한다. 두 가지 제도의 연계가 ‘절대 반지’로 여길 만한 금과옥조(金科玉條)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자기네 국회의원과 국민 여론조사를 해서 정부(여당) 안을 받을지를 타진하고 있다. 정부안 수용으로 결정되면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을 통과시키고, 나중에 집권해서 법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7월 지급은 이미 물 건너갔고 8월에라도 지급하려면 당장 법률을 통과시키는 게 맞다. 만약 그리 안 된다면 이번에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양보할 차례다.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를 대승적으로 털고 가자고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다고 야당에 밀리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덧셈의 정치로 박수받을지도 모른다.



신성식 복지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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