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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금융권 낙하산, 막아도 곳곳에 틈



7월부터 4급 이상의 공무원이나 금융감독원 직원이 퇴직을 한 뒤 12개 금융 관련 협회로 갈 때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29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새로 취업심사 대상에 포함된 곳은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신용정보협회, 대부금융협회, IR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상장회사협의회다. 이는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퇴직 공무원이 관련 협회로 내려가 공직과 민간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7월부터 금지한다는데 …
퇴직 전 5년간 비금융 업무 땐
민간 금융회사 진출 못 막아
금융결제원·보험개발원 등
심사 필요없는 기관도 여럿



 관피아(관료+마피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와 여기서 파생된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가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는 토양이 된 곳이 바로 금융권이다. 규제가 강한 산업 특성상 현직에선 권한을 휘두르고, 퇴직해선 높은 연봉을 받는 자리로 옮겨갔다.



 지금도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4급 이상 공무원이나 금감원 간부들이 퇴직 후 2년 안에 민간 금융회사로 갈 때는 과거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보는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위탁으로 자율규제를 하는 금융협회로 갈 때는 취업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주요 금융협회 회장은 모피아가, 부회장 자리는 금피아가 차지하는 ‘나눠먹기 구조’가 정착됐다.



 특히 금융회사를 직접 감독하는 업무를 하던 금감원 간부가 퇴직 후 바로 해당 금융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고위직으로 가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금감원에서 은행 감독업무를 하던 김영대 부원장보는 2012년 3월 은행연합회 부회장으로 갔다. 은행과 카드사 등을 감독하는 직책에 있었던 이기연 부원장보도 이달 22일 카드·캐피털사 모임인 여신금융협회의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7월부터는 자신이 직접 담당한 업무와 관련된 금융협회에 곧바로 취업하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걸로 금융권 낙하산이 근절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빠져나갈 틈새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의 취업심사는 퇴직 후 2년 동안, 퇴직 전 5년 동안 수행한 직무와 취업하는 직장의 관련성을 본다. 은행을 감독하거나 검사하는 업무를 하다 바로 은행 감사로 가는 것은 불허하지만, 증권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이 보험회사로 갈 때는 이를 허용하기도 한다. 퇴직 전 기획·총무·감사·비서·인재개발 같은 업무를 하면서 경력 관리를 하면 공직자윤리법을 피해 민간 금융회사에 진출할 수 있다.



 2번 연속 금융위 출신 사장을 맞이한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유관기관과 금융회사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주식회사로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를 받아야 갈 수 있다. 기획재정부 국고국장과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박재식 현 사장은 과거 직무와 증권금융 업무가 밀접한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 출신이라고 해도 다른 분야에서 근무한 사람을 보낼 경우 취업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금감원이나 한국은행 출신들이 기관장을 대물림하면서도 취업심사 대상에 속하지 않은 기관들이 남아있다. 금융결제원, 금융연수원, 금융보안연구원, 보험개발원이 대표적이다. 은행 자동이체와 공인인증서 발급 업무 등을 하는 금융결제원은 김종화 전 한은 부총재보가 원장을 맡고 있다. 이장영 금융연수원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고, 김영린 금융보안연구원장도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내다 최근 이 자리로 왔다. 이런 기관들은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모여서 설립한 곳으로 공적이거나 독점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민간기관이지만 취업심사 대상에서 빠져있다. 그렇다고 공직유관단체로 분류돼 임원들이 재산등록이나 공개를 하지도 않는다. 재산등록에 보수까지 공개되는 금융 공기업과 달리 ‘감시받지 않는 낙하산’을 내려보낼 수 있는 자리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와 민간 사이의 ‘중간 조직’이 얼마나 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해당 부처의 손에만 맡기면 안 된다. 각종 협회 등의 특성과 업무에 따라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해 관리할 기관과 공무원들이 취업심사를 받고 갈 수 있는 곳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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