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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조 앞에 머뭇거린 해경, 존재 이유가 있을까

비겁한 데다 무능하기까지 하다.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의 움직임을 담은 동영상을 보며 국민 대다수가 느낀 심정일 것이다. 지금까지 해경은 출동했을 때 세월호가 이미 침몰 직전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선장의 오판 때문에 구조가 늦어졌다고도 했다. 하지만 28일 해경이 공개한 10분짜리 동영상과 29일 어민이 공개한 21분짜리 동영상에는 해경의 어처구니없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고 해역에 맨 먼저 도착한 경비정은 선박 주변을 맴돌며 밖으로 나온 승객을 구조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동영상을 본 한 구조전문가는 “배가 기울기는 했지만 선실 상당 부분이 물 위에 있는 상태여서 충분히 구조 시도를 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구명밧줄과 해머와 도끼를 이용해 승객이 있는 선실로 진입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동영상에는 해경이 스스로 갑판까지 올라오거나 바다에 뛰어내린 승객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만 보인다. ‘인명탐색 및 구조가 최우선’이라는 핵심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조타실 부근에서 승객을 버려두고 나오는 선장·선원을 구명정에 실으면서도 조타실에 들어가 대피방송을 하지 않았다.



 침몰 신고를 받은 오전 8시58분부터 단원고 학생이 마지막 카톡 메시지를 보낸 10시17분까지 해경의 모습은 무기력했다. ‘운명을 가른’ 79분간 사고 해역에서 구조활동을 벌인 핵심 구조장비는 7인승 고무보트 1척이었다. 진도관제센터와 경비정, 세월호 사이에 교신이 되지 않아 경비정은 세월호와 교신도 못하고 현장에 갔다. 그러니 수색장비를 제대로 갖춘 상태가 아니었다.



 해양경찰청은 1996년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독립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차관급 기관으로 승격했다. 사고예방과 대응능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1월 한국해양구조협회도 설립했다. 핵심 업무인 구조·수색 일부를 협회에 위탁했다. 협회에 해경 간부들이 당연직 임원으로 참여 중이다. 하지만 조직이 확대된 만큼 구난 능력이 높아지지 않았다. 이번 참사로 해경의 존재 이유는 알 수 없게 돼버렸다. 조직의 역할·기능을 정밀 진단한 뒤 전면적인 수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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