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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강남을 꿈꾸는 도시 ? 강남이 꿈꾸게 될 도시



강남(江南).

왜 송도 가느냐던 강남 친구들 … "나도 이사 가볼까"



송도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강남이다. 江南通新이 심층 인터뷰한 송도 주민 3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송도’를 물었더니 ‘강남’을 말했다.송도에 살지만 기준과 관심은 강남에 있더라는 얘기다. 이렇게 강남을 꿈 꾸지만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선 이미 강남을 뛰어넘고 있었다. 한때 발 빠른 투자자에게 좌절을 안겨줬던 부동산 등 주거환경에서부터 최근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교육환경 등 송도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1 송도 센트럴파크엔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2 센트럴파크는 길이 1.8㎞의 수로가 있어 수상택시 등이 다닌다. 흰색 건물은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
3 송도 1공구에 있는 명선초는 친환경건축물인증을 받았다.


송도(인천시 연수구)는 아직 진행형이다. 2005년 풍림 아이원 입주가 시작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23개 브랜드 아파트(37개 단지)가 속속 들어섰고, 현재 새로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도 6곳 더 있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던 곳에서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이 전대미문(前代未聞) 신도시엔 여러 사람이 몰려 들고 있다. 2018년 개발이 완료되면 현재 7만명 수준인 인구가 25만명까지 늘어난다. 그중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출신이 적지 않다. 강남을 원하지만 강남이 채워줄 수 없는 걸 바라보고 송도에 온 사람들이다.



자녀 둘을 채드윅 국제학교에 보내는 워킹맘 김모(38·1공구 더샵하버뷰 전세)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한국 초등학교에 보내면 1학년 때부터 주말이고 저녁이고 계속 학원 뺑뺑이 돌려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채드윅을 보냈어요. 직장에 다니니까 다른 엄마들 하듯이 애들 챙겨줄 자신도 없었고요. 집이 서초동이라 처음엔 매일 새벽 6시에 깨워 학교 셔틀버스를 태웠어요. 그런데 큰애가 여섯 번이나 코피를 쏟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 2012년말에 급하게 송도로 이사왔어요. 오로지 교육 때문에 온 거죠.”



인근 공립 학교에 비해 유독 채드윅엔 강남 출신이 많다. 자녀에게, 아니 어쩌면 엄마 본인에게 좀더 여유있는 삶을 주고 싶어 송도행(行)을 택한 사람들이다.



“교육열은 강남이나 여기나 비슷해요. 큰 애가 초2까지 대치동을 전전했는데 쳇바퀴 도는 것처럼 사는 걸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채드윅을 보냈는데 매일 오전 6시45분에 셔틀버스를 태워야 했어요. 애 둘이 통학하는 것보다 남편 혼자 좀 멀리 출퇴근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채드윅에는 저 말고도 강남3구에서 온 사람이 많아요. 오전 8시에 애 등교시키면 다른 학부모 만나서 커피 마시고, 같이 영어나 요리 같은 걸 배워요. 확실히 여유가 있죠.”(채드윅 국제학교 다니는 자녀 둘 둔 41세 전업주부 김모씨, 1공구 힐스테이트 전세)



이처럼 2010년 채드윅 국제학교가 문을 열면서 송도는 강남 엄마들 사이에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송도 개발 초기 인천 부유층이 투자 목적으로 송도 아파트를 몇채씩 분양받았다가 쓴 맛을 본 후 주춤했던 분위기가 채드윅 개교와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유치 등으로 일부 반전했다. 분양가 아래로 떨어졌던 집값은 회복했고, 전세가는 최근 1~2년새 큰폭으로 뛰었다.



전업주부 유모(33·2공구 풍림아이원)씨는 “1년 6개월 전에 155㎡(47평)짜리 집을 전세금 1억8000만원 주고 들어왔다”며 “6개월 뒤 재계약해야하는데 계속 살려면 3억원은 줘야한다더라”고 말했다.



송도의 강남, 즉 ‘송남’이라 불리는 1공구에는 최첨단 주상복합 아파트가 많다.
송남 vs 송북



사실 뛰는 전세값 때문만이 아니라 송도에서는 재계약 때마다 일부러 아파트 단지를 옮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부분 시설 좋은 새 아파트라 여기저기 살아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는 거다.



밖에서는 송도를 다 똑같은 송도로 보지만, 송도 안에서는 ‘송남’(송도의 강남)과 ‘송북’(송도의 강북)으로 나뉠 만큼 지역별로 주거환경 등 모든 게 다르다. 송도 주민들은 인천시가 가장 먼저 개발한 구(舊) 도심인 2공구를 송북이나 ‘읍내’라고 부르고, 세계적 부동산개발회사인 미국의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합작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주도한 1공구를 송남이라고 부른다. 서울 강남북만큼 확연하게 분위기가 다른데, 2공구엔 전통적인 아파트가 많고 1공구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같은 최첨단 고층 주상복합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총 11공구까지 있는 나머지 매립지는 남북 구분없이 그냥 5공구, 7공구 식으로 부른다.



중·고 자녀를 둘 둔 송도 위즈아일랜드 황애영 원장(39·1공구 더샵엑스포 자가)은 “송도는 강남 등에서 온 사람과 인천 고소득층, 그외 지역 부유층으로 인구구성이 나뉜다”며 “다리만 건너도 외제차 보기 힘들지만 송도에선 외제차가 발이 치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1공구 환경이 좋은데 내년에 포스코 자사고까지 여기에 들어서면 대치동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녀 셋을 둔 전업주부 이정순(44·1공구 힐스테이트 전세)씨는 “1공구는 강남과 분위기가 똑같다”며 “1공구가 점점 강남화하면서 초창기 2공구에 자리잡았던 전문직들이 1공구로 이사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특히 1공구는 고급 주상복합과 채드윅 등 대다수 건물이 미국 그린빌딩협회가 인증하는 친환경건축물 인증(LEED)을 받았다. 요즘 사람들이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삶에 보다 가까이 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학원 등 많은 생활편의시설이 여전히 2공구 안의 해양경찰청 인근 ‘읍내’에 모여있기 때문에 2공구에 만족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초등2,3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 셋을 둔 전업주부 이모(43·2공구 아이파크)씨는 “친구 보러 왔다가 덜컥 계약해서 2011년부터 전세로 살고 있다”며 “와보니 유달리 여기저기 살아보는 전세족(族)이 많다”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아서 계속 돌아가며 살아보는 거예요. 그러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으면 사기도 하고.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니까 다들 넓게 살죠. 애 셋인 집도 많고. 그래서 가끔 ‘내가 부자인가’ 그런 착각도 해요. 분당 살 때는 한번도 그렇게 못 느꼈었는데 말이죠.”



2공구는 가장 먼저 개발돼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있다. 그래서 송도에선 이곳을 ‘읍내’라고 부른다.
교육 보고 왔다 다른 매력에 빠져



자녀 둘을 공립초에 보내는 송도학부모연합회장 유혜영(44·1공구 더샵엑스포)씨는 “우리 아파트에는 강남에서 채드윅 보내려고 월세 사는 사람도 많았다”며 “주중에 학교 다니고 주말에는 강남 집에서 보내는 생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송도에 정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채드윅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수준높은 송도의 교육환경, 그리고 강남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여유로운 주거환경에 만족해 눌러앉는 거다.



유혜영씨는 “부산 해운대나 대구 수성 모두 교육 때문에 뜬 게 아니냐”며 “강남 학교엔 쪼그려 앉아 볼 일 보는 데가 적지 않다는데 송도는 공립학교 대부분 비데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처음엔 채드윅만 생각하고 왔다가 인근 신정초나 명선초로 전학 가는 애들도 있다고 한다. 비단 채드윅이 아니어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자녀 둘을 둔 전업주부 유모(53·2공구 아이파크 자가)씨는 “2006년 허허벌판 진흙밭일 때 왔다”며 “처음엔 ‘허허벌판 바닷가에서 뭐 하려고 하느냐’고들 하더니 이젠 ‘좋아보인다, 나도 한번 알아볼까’라는 소리들을 한다”고 말했다. 뛰어난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자랑하다보니 자부심도 남다르다.



공립 초·중에 다니는 자녀 둘을 둔 워킹맘 양은경(39·1공구 더샵퍼스트월드)씨는 “분당 사람들이 성남 산다고 안하는 것처럼 송도 사람들도 인천 산다고 안하고 다들 송도 산다고 말한다”며 “난 회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지만 와보니 교육환경을 비롯한 모든 환경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녹지가 많아 공기가 좋다”며 “송도 이사 와서 3년 동안 거의 감기에 안 걸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서울 살 때는 몰랐는데 이젠 서울 가면 공기나 전망 모든 게 답답하단다.



실제로 송도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보니 강남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에 더 가까워 공기가 나쁠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결과다. 아직 개발중인 곳은 황량한 데다 도로가 워낙 넓어 가로수가 부족해 보이지만 이미 개발된 1,2공구 중심으로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크고 작은 공원이 28개나 된다. 공기가 좋은 이유다.



송도 전경. 한가운데 가장 높은 건물이 68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다.


치안 역시 송도 주민이 만족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송도는 2011년 지능형 상황 인지 방범 서비스를 도입했다. 송도를 빠져나가는 송도 1~2교에 차량번호 인식 CCTV를 설치해 도난·수배 차량번호를 인식하면 경찰차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보니 2007년 이후 이렇다할 강력범죄가 없었다. 송도가 속한 연수구의 인구 1000명당 범죄율은 7.22건으로 강남구(17.02건)보다 확연히 떨어진다.



아들 둘을 둔 김모(42)씨는 “송도를 빠져나가려면 반드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CCTV에 범죄차량이 바로 뜬다더라”며 “그래서인지 범죄도 적고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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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대중교통 해결해야



대중교통은 송도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서울·인천으로 가는 장거리 이동도 불편하지만 송도 안에서 움직일 때가 더 문제다. 마을버스 등 변변한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송도에서 성인 일인당 모두 차 한대씩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내버스 노선은 적고 배차간격도 뜸하지만 택시는 더 잡기 어렵다. ‘읍내’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유럽 작은 도시처럼 콜을 해야 할 정도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런던대 김정후 박사는 “송도는 전형적인 미국 시스템”이라며 “최근 추구하는 도시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발전 여지는 많지만 한계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도시가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는 어렵다”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선 미국식 자가용 문화보다 대중교통 인프라를 더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안혜리·김소엽·박형수·전민희·정현진·심영주·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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