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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나누면 더해집니다 세상이 따뜻해집니다

지난 12일 세종시 전의면 읍내리에서 열린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 행사. 인근 대학생과 초·중학생 300여명이 참여해 낡은 마을길 담장을 화사하게 꾸몄다. [사진 세종시자원봉사센터]


[사진 세종시자원봉사센터]

토요일인 이달 12일 오전 세종시 북쪽 전의면 읍내리. 면사무소로 이어지는 길가 담장에 대학생과 초·중학생 수백명이 손에 붓과 페인트통을 들고 모여들었다.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틀을 잡아주고, 초·중학생들은 그 위에 색깔을 칠해 넣었다. 얼마 뒤 평소 낡고 칙칙했던 회색 블록 담장은 흰색 바탕 위에 초록·파랑·검정색 둥근 산과 파란색 구름, 그 위를 날아다니는 노랑·주황색 새들이 그려진 산뜻한 벽화로 변신했다.

 이날 활동은 세종시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홍익대 학생 340명과 전의초·중학교 학생 20여 명이 참여한 자원봉사 활동이었다. 평소 다니던 등하굣길의 낡고 허름한 담장에 벽화를 그려넣어 마을 환경을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이었다. 권영봉 세종시자원봉사센터장은 “앞으로도 소외되고 어두운 지역을 찾아 지역민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그림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연출하는 벽화 그리기 봉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나눔·봉사 캠페인이 한창이다. ‘전국자원봉사대축제’란 이름으로 이달 1일부터 전국의 자원봉사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원봉사 캠페인은 매년 4~5월 중 열린다. 이 기간 중에는 개막식을 필두로 우수 활동을 뽑아 시상하는 ‘자원봉사프로그램 경진대회(전국자원봉사한마당)’, 자원봉사 이슈를 심도있게 다루는 ‘대축제 특별세미나 및 심포지엄’, 17개 시도별로 펼쳐지는 ‘지역별 자원봉사대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캠페인의 핵심은 ‘자원봉사프로그램 경진대회’다. 대축제 기간 중 최소 4시간 이상 봉사에 참여한 개인·가족·학교·단체·기업이 활동보고서를 제출하면 우수 프로그램을 심사해 시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갖가지 감동 사연과 따뜻한 미담들이 발굴됐다.

 올해는 국내에서 자원봉사가 본격적으로 싹을 피운 지 만 20년이 되는 해다. ‘자원봉사’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94년 11월, 중앙일보가 국내 언론사 최초로 자원봉사캠페인을 시작했다. 행사일인 11월 26~27일 전국의 산과 강, 사회복지 시설들은 자원봉사자들로 들썩거렸다. 주말 이틀간 총 참가 인원 32만 명. 이영덕 당시 국무총리는 직원들과 장애인 시설을 찾아 화장실을 청소했고 청와대에선 대통령부인 손명순 여사가 50여 명의 직원과 일일 기부물품을 모집했다.

 자원봉사 캠페인은 본지 주도로 시작됐지만, 민간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중앙정부·지자체·기업·민간단체와 네트워크가 구축됐고, 유관단체와 전문가들이 자원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캠페인은 98년 5회 때부터 전국에서 매년 100만 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자원봉사 경연축제로 성장했다. 2003년부터는 민간단체와 조직위원회를 구성, 민간이 주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원봉사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전국 247개 시·군·구에 자원봉사센터가 설립됐고, 자원봉사 전국 기구인 한국자원봉사협의회가 발족했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도 제정됐다. 기업의 참여도 크게 늘었다. 대축제를 시작한 94년부터 삼성 등 각 기업이 사회공헌 담당 부서를 설치하기 시작해 최근 약 300개 기업에 봉사단이 설치됐다.

 초기부터 자원봉사캠페인을 이끌어온 이창호 남서울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행사기간 중 단 하루라도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침으로써 ‘자원봉사’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과 참여를 촉진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매년 특별주제를 선정해 당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나눔과 베풂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캠페인과 공익사업도 시작됐다. 94년 아프리카 르완다난민 돕기 사업은 이후 북한 돕기, 세계청년봉사단 사업 등으로 이어지며 해외 구호·봉사의 길을 열었다. 96년부터 3년간 문산·파주 지역에 엄청난 수해가 나자 언론사와 기업·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복구 봉사활동을 펼쳤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247개 지방자치단체에 자원봉사센터가 설립됐다. 외환위기 때인 98년 4월부터 6개월간 한강 탄천에 주말 알뜰시장을 열며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운동이 열렸다. 이는 이후 매년 가을 30만 명이 참여하는 ‘위아자(위스타트·아나바다·자원봉사) 나눔장터’로 발전했다.

 올해는 또 100만 빈곤가정의 아동들을 돕자는 위스타트(We Start) 운동이 막을 올린 지 만 10년이 되는 해다. 이 운동은 2004년 5월 본지의 탐사기획 ‘가난에 갇힌 아이들’ 시리즈가 계기가 됐다. 당시 기획보도는 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빈곤 아동들의 절박한 삶을 비춘 것이었다. 기사가 나가자 독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이어 50여 개 민간 단체들이 위스타트 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저소득층 아동에게 교육과 복지·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취지였다.

 위스타트운동본부 송선민 기획홍보부장은 “위스타트라는 이름은 우리(We) 모두가 나서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 건강 서비스를 입체적으로 제공해 삶의 동등한 출발선(Start)을 마련해주자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말했다. 위스타트운동본부는 ‘위스타트 마을 만들기’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해서 교육 출발선 만들기, 건강지킴이, 후견인 맺기, 희망의 집 꾸미기 등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같은 노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기업·시민 등 사회 각계 각층의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위스타트운동본부는 국내외에 30여 개의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빈곤 아동이 200~300명 정도 되는 지역을 기준으로 설정해, 기초생활수급가정과 차상위 계층 가정의 아동·임산부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사업영역은 방과 후 공부방 운영, 문화체험, 보육센터 개방, 건강교육·의료비 지원, 건강검진 및 발달 심리 검사, 임신·출산 및 양육지원 등 다양하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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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