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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7도씨에듀 이태호 대표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선행학습금지법’ 시행령을 두고 학생과 부모들이 고민에 빠졌다. 특히 “수학 부담이 커졌다”는 학생이 많다. 지금까지는 고2 학생들이 고3 수학 과정까지 끝내놓는 것이 관행인 학교가 많았다.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 일러야 3학년 1학기에나 고교 수학 전 과정을 끝낼 수 있게 된다. 자연계 학생들은 가장 어려워하는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동시에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재수는 필수, 고교는 4년”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선행학습금지법’ 시행…수학이 문제다

 이번 조치로 자사고·특목고만 반사이익을 얻어 일반고 학생들이 더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다. 자사고·특목고는 필수 이수단위가 3년간 77단위로 일반고의 86단위보다 적으며, 특목고는 원하는 과목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어·영어·수학을 1·2학년에 집중 배치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선행학습이 가능하다. 영재교육진흥법을 적용받고 있는 과학고는 아예 이번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돼 2학년을 마치고 대학 진학까지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고 학생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수능 체제에서 수학 시험은 학생의 지식뿐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한다. 더구나 수능시험은 시간 제한이 있다. 수능시험을 대비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종의 ‘숙련’ 시간이 필요하다. 같은 유형의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풀이 과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만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수 있다. 하지만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 숙련시간이 부족해져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게 된다. 또 학교가 선행학습을 도와주지 못해 학원에 의지하는 학생도 늘어날 것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은 창의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과의 경우 학생의 창의성을 측정하기 위해 고교 과정에서 배운 것을 응용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종합능력을 평가했다. 논술시험이 얼마간 이런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 대학들은 논술 문항을 출제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창의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선행학습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으면 재정지원과 학생 모집에 불이익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은 공교육 정상화라는 입법 의도를 충족시키기보다는 공교육의 비정상화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필요한 더 실질적이고 세분화된 방안이 먼저 검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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