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선배 잃은 1학년 심리치료 … "엽서에 하고픈 말 써보세요"

임시 휴교에 들어갔던 안산 단원고가 28일 모든 학년의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 24일 3학년 수업을 재개한 데 이어 이날 1학년과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은 2학년 학생들도 등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교문 외벽을 둘러싼 추모의 메시지는 비바람에 땅으로 떨어졌다. 가로수를 잇는 끈에 걸린 노란 리본도 비에 젖어 축 늘어졌다. 등굣길의 학생들은 비에 젖은 노란 리본과 메시지를 보며 교실로 향했다. 궂은 날씨만큼 학생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대화도 거의 나누지 않는 듯했다.

단원고 2주 만에 전학년 등교
수학여행 안 간 2학년 13명 포함
구조된 74명 조만간 퇴원할 듯
안산 트라우마센터 이번주 개소



 28일 세월호 참사 이후 14일 만에 단원고 전 학년 학생이 처음 등교했다. 지난 24일 3학년 학생에 이어 이날 1학년 학생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이 학교에 왔다.



 등굣길 풍경은 오전 7시37분 발인을 마친 운구차 한 대가 교문에 들어서면서 더욱 숙연해졌다. 조모(17)양의 운구차가 교문을 빠져나가자 학생들은 고개를 숙였다. 1학년 김모군은 “선배들의 희생이 너무 커 가슴이 아프다. 공부가 잘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단원고는 이날 학생 보호를 위해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대신 수업 상황은 교사들이 전했다. 학생들은 이날 교사와 인사를 나눴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안아주고 위로했다.



 1학년 학생들은 1~4교시 ‘트라우마 떠나보내기’ 등 심리치료를 받았다.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엽서에 적도록 했다. 학생들은 실종자와 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을 썼다. 학급회의를 하고 낮 12시20분쯤 집으로 돌아갔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은 오는 30일까지 전문가와 심리상담을 한다.



 단원고는 다음 달 7일부터는 기존 교육과정대로 수업하기로 했다. 또 고려대 안산병원 등에 입원해 있는 2학년 구조 학생 74명은 조만간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사고 피해자가 많은 안산 지역에 ‘트라우마센터’가 들어선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8일 “이번주 중으로 안산 트라우마센터를 정식으로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며 “센터에서는 정신과 전문의를 포함한 20인 이상의 전문 상담가가 사고 피해자와 가족, 지역주민의 심리 치료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특정 사고를 계기로 트라우마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산 트라우마센터에는 정신보건 간호사·사회복지사·임상심리사 등이 상주하며 지역 주민의 정신과 심리 치유를 한다.



 정부는 또 대형 재난 이후 체계적인 정신·심리 상담 관련 연구를 위해 국립서울병원에 ‘중앙 트라우마센터’ 또는 ‘중앙 심리외상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참사처럼 대형 사고를 겪은 사람은 단기적으로 불면·악몽·공황발작·환청·공격성향·우울증 등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 이를 방치하면 환자의 10~20%는 만성·장기적 장애 단계로 진행된다.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치료 전문상담사 600여 명으로 구성된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은 지난 23일부터 안산 지역 중·고교 학생과 교사·학부모·주민 등을 상대로 심리 치료를 하고 있다. 분향소·병원 등 22곳에 임시 심리치료 센터가 마련됐다. 중·고교는 학교별로 찾아가 상담한다.



 학생들은 세월호 침몰 이후 “사고 장면이 자꾸 떠올라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A양은 “선배들을 조문한 이후 슬픈 감정이 갈수록 깊어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경기도정신건강센터장은 “학생들이 평소처럼 행동하면서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가족들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은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심리치료를 받으려는 시민들도 줄을 잇고 있다. 김모(56·여)씨는 “밤이면 잠도 안 오고 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28일까지 닷새 동안 안산시민 4860명이 심리치료를 받았다.



정부는 세월호 희생자 공식 합동분향소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설치해 29일 오전 10시부터 운영한다. 고잔동 올림픽기념관에 있던 임시 분향소는 폐쇄됐다.



안산=임명수·이상화 기자, 장주영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