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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경복궁서 물었다, 부시에 대해 …

박상미 교수(왼쪽)가 25일 오바마를 안내하며 경회루를 둘러보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부시’에 대해 궁금해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아니라 처마 밑에 씌워진 망인 부시에 관해서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누구보다 경복궁 문턱을 닳도록 드나든 이가 있다. 지난 25일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복궁 안내를 맡았던 박상미(51)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다.

'한국 문화 통역사' 박상미 교수
'교수님'이라 부르며 다양한 질문
공손한 영어로 지적인 대화



 그는 파리 유네스코 출장길에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백악관 측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대화 형식으로 설명해줄 전문가를 한국 정부 측에 부탁했다. 문화재청이 추천한 4명의 후보 가운데 백악관이 최종 선택한 게 박 교수다.



 프랑스에서 19일 귀국한 박 교수는 다음 날부터 문화재청과 경복궁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준비를 시작했다. 30분 정도의 안내였지만 백악관과 주한 미국대사관 측으로부터 “무채색의 옷을 입어 달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박 교수는 “제 자신도 웃어야 하나 말아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복궁 내 동선이 결정되고 나서는 여러 차례 근정전·사정전·경회루를 돌다시피 하며 실전 연습을 거듭했다.



 안내 당일 박 교수와 오바마 대통령은 같이 하버드대에 다닌 인연을 시작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박 교수가 그곳에서 문화인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선 오바마 대통령은 줄곧 두 손을 모으고 박 교수의 설명을 들었다. 때로는 박 교수를 ‘교수님(professor)’으로 부르며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박 교수가 근정전 뒷편의 사정전으로 자리를 옮겨 왕이 이곳에서 모든 보고를 들었고 그것이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에 기록돼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왕이 보고받은 내용이) 조선의 사회사(social history)로군요”라며 명쾌한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사정전을 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사정전 처마 밑에 씌워진 망, 즉 부시()에 대해서 물었다. 꼼꼼하게 관찰해야 나올 수 있는 질문이었다. 박 교수가 “처마 밑에 새가 들어올 수도 있고 또 새를 노린 뱀이 들어올 수 있어 처 놓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손하면서도 편안한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박 교수는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거쳐 현재 세계유산분과와 민속문화재분과에서 최연소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 문화의 통역사’임을 자처한다. 2000년부터 우리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작업에 참여해 왔다. 박 교수는 지난해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주도하기도 했다.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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