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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주체할 수 없을 때스스로에게 꽃을 선물하세요

저자: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역자: 허봉금 출판사: 민음인 가격: 1만2800원
부제가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이 애통과 허탈, 분노와 짜증의 늪에 빠져 있는 이때, 두 명의 프랑스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상실로 인해 느낀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라”고 다독인다.

저자 소개를 간략히 하면 이렇다. 올해 95세인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는 국제집단심리치료협회를 창설해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고 니스대 교수로서 암 환자와 가족들을 심리적으로 돕는 문제에 천착해 왔다. 안의 제자인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는 아동미술심리를 전공했으며 현재 심리가족력 연구소 부소장이다. 둘 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을 무방비 상태로 맞은 경험이 있다. 안은 열일곱 살 때 열세 살짜리 여동생을 여의었고, 에블린은 스물다섯 살에 둘째를 잃었다. 그 상실의 고통과 오래 지속되는 불편한 마음이 족쇄처럼 그들을 따라다녔다.

좋아하는 사람이 죽는 경험은 “소금이 그 맛을 잃어버릴” 정도의 엄청난 충격이다. 자녀를 잃는 일은 더 괴롭다. “순서가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애절함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잃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상대를 잃는 것이다. 자식의 죽음은 미래를 상실하는 것이다. 앞날의 계획과 미래에 대한 전망, 살아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살고 싶은 마음이 시들해지고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지나간 일들이 계속 떠오르면서 슬픔은 끊임없이 되새김질되고 급기야 심신이 허약해져 온갖 종류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기에 이른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위기가 닥쳐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우리는 자신의 일부도 함께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기에 특별한 노력 없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어려운 것이다.”

특별한 노력의 첫 단계는 상실의 메커니즘을 응시하는 일이다. ▶충격 ▶부인(否認) ▶분노 ▶두려움과 우울 ▶슬픔 ▶받아들임 ▶용서 ▶삶의 의미 추구와 거듭남 ▶마음의 평정 되찾기 순이다.

전문가들은 “상실이나 죽음을 받아들이고, 뛰어넘고, 이겨내려면 반드시 우선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다. 전혀 모르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뜻한다.

가슴속 ‘낡은 공기’를 다 뱉어내기 위해서는 충분히 애도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혼자서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곁에 누군가가 필요한 이유다. 저자의 조언은 두 가지다. 우선 후원인 네트워크를 만들라는 것. 친구와 가족, 주변 사람과 지인, 이웃의 진솔한 위로는 큰 도움이 되고 용기를 준다. 두 번째로 나만의 이별 의식을 제안한다. 고인과의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머니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부터 인생은 이별과 상실의 연속이다.”

저자는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돌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데 집중할 것을 재삼 강조한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기분 좋은 일을 여러 번 하는 게 좋다. 따스한 햇살 아래서 커피 한잔 마시기, 고양이나 개 쓰다듬기, 초콜릿 먹기, 나를 위해 꽃 사기 등이다.

책을 덮어도,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가슴속 묵직한 추를 다 뱉어내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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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