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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칼럼] 실종자여, 기적같이 귀환하라


박종화
경기대 회계세무학과 4학년
새벽 3시. 분리수거통을 정리하는 동안 교대시간이 돼 다음 팀이 왔다. 야외 텐트로 돌아와 세면도구를 챙겨 체육관 샤워실로 향했다. 불이 켜져 있었다. 문을 여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눈이 붉었다. 왜 새벽에 샤워실에서 홀로 울음을 삼키고 있었을까.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돌아와 고민했다. 그렇다. 부모님 옆에서 울 수 없어 샤워실로 온 것이다. 세월호 사고 발생 10일째. 가족들은 탈진 상태다.

 이들을 가까운 곳에서 위로해 주고자 엊그제 진도에 내려왔다. 다섯 시간이 지나 도착한 이곳은 얄궂게도 유채가 샛노랗게 피었다. 곧 도착한 진도체육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수많은 카메라와 구급차가 대기 중이었고, 자원봉사자들과 기자들은 부산히 움직였다. 체육관 실내에는 구호 물품이 산처럼 쌓여 있고, 그 안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이 모든 것에 에워싸여 있었다. 이들은 201시간째 찬 바닥에서 하얀 밤을 지새우는 중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가족들의 생활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것이다. 답답한 가슴이 조금이라도 풀리도록 쓰레기 봉투가 차면 버리고 엉킨 마음이 나아질까 해서 신발도 깔끔하게 정돈했다. 가족들이 고맙다고 하면 오히려 절을 하고 싶었다. 일은 어렵지 않지만 마음이 참 어려웠기 때문이다.

 낮에 있었던 일이다. ‘1XX번째 희생자’라는 문구가 스크린에 뜨고, 게시판에는 공지가 붙었다. 그때였다. “(형) 나왔다.” 게시판 앞에 있던 아버지가 희생된 아들의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에게 담담히 말했다. 부모만이 자식의 흉터를 알아볼 테다. ‘마른 체형, 날카로운 턱선’. 이 부자(父子)를 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들의 날카로운 턱선을 지켜보려니 그저 슬펐다. 할 수 있는 건 두 손 꽉 쥐고 페트병과 일반 병을 분리하는 것뿐이었다.

 점심때가 돼서 실외로 나왔다. 맛있는 냄새가 났다. 케밥이었다. 오랜만의 외국 음식이라 그런지 배식 줄이 꽤 길었다. 결국 돌아섰지만 두 시간 뒤 케밥 아저씨를 뉴스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음식이 엄숙한 분위기를 흐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지만 약간의 소란은 있었다. 사실 ‘우리의 친구’ 터키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케밥은 ‘힘내’라는 의미를 가진 음식이었다. 이들도 진심으로 우리를 걱정해 주고 있다.

 지금 시각 새벽 00시30분.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으로 나가 아직 차고 어두운 바닷속에 있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반팔 티에 슬리퍼 차림으로 담요만 두른 채 말이다. 그래서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너무나 예쁜 너희의 얼굴을 이름표처럼 목에 건 아버지·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다. ‘무사 귀환’이란 뜻의 노란 리본을 단 온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어서 기적같이 귀환하라.”

박종화 경기대 회계세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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