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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4차 핵실험 땐 2005년 BDA 제재 수준 … 강력한 금융동결 할 것"

리비어 선임연구원(左), 김영희 대기자(右)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오바마 정부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같은 금융동결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미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 때 강력한 응징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5년간 유지됐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백악관·의회 등에 폭넓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으로 서울에 온 그를 24일 본사 김영희 대기자가 만났다.

미 ‘전략적 인내’ 성과 없다 공감대

 -귀하는 북한이 체제 유지를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거기에 맞춘 미국의 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북한이 지금 걷는 노선이 체제 유지에 오히려 위협이 된다는 걸 인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북한의 생존에 영향을 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은 대북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평양 거리에 자동차가 넘치고 외화벌이 상점에도 상품이 풍부하다. 김정은 정권이 경제 제재를 잘 피하고 있거나 부족한 외환을 소수의 평양 주민들을 다독이는 데 쓰고 있단 의미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북한의 은행 및 금융 시스템을 추적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동결 때처럼 강력한 제재를 발동해야 한다. 은행뿐 아니라 해외로 드나드는 금융의 흐름 자체를 죌 수 있고 무기를 거래하는 무역회사들을 제재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중국의 전폭 지지 없이도 가능할까.

 “중국이 참여하면 가장 좋겠지만 중국 없이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중국에 결정권을 넘길 필요는 없다. 한·미·일이 함께하면 된다. 중국이 동참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중국에 거부권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그것뿐인가.

 “한·미가 군사훈련 규모와 빈도를 늘리면 북한은 여기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최근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위협이 돼서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대응하고 그래도 큰 비용이 든다. 군사훈련을 하면 비행기·탱크·트럭이 부서지고 고장 나기 마련이다. 북한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생존에 영향 줄 조치해야

 -강력한 제재론에 동조 세력 많은가.

 “의회 등 여러 회의에서 비슷한 의견들이 쏟아진다.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발사 또는 군사훈련이라도 하면 분명 그런 방향으로 갈 거다.”

 -북한의 비핵화 개념이 달라졌다.

 “2005년 9·19 공동성명 때까지는 비핵화를 북한 자신의 비핵화로 받아들였지만 지금 그들이 말하는 비핵화는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철거와 한·미 동맹 철폐까지 요구한다. 최근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나 ‘당신들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주저 없이 한·미 군사동맹 철폐까지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제 핵 보유국이 됐으니 그전보다 핵무기 포기에 대한 대가도 당연히 올라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미국은 그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다. 북한의 요구는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자신들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문제를 논의하자는 거다. 오바마 대통령이 밝혔듯 핵보유국 북한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북핵 문제를 다룬다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게 결코 아니다.”

 - 그런 상황에서 평화협정이나 북·미관계 정상화가 가능할까.

 “북한의 비핵화만 이뤄지면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 같은 건 문제도 아니다. 경제 원조 등 다른 추가 지원책도 가능하다.”

중국 지지 없이 많은 걸 할 수 있어

 -중국이 힘을 보탤까.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중국 지식인들은 점점 늘어간다. 그럼에도 중국은 무엇보다 안정을 중시해 북한과 관련된 대외정책이 크게 바뀔 걸로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중국의 태도를 변화시킬 방안은.

 “우선 외교를 통한 설득이 가능하다. 미국은 안보상 이유로 중국이 불편해 할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데 이게 북한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결과적으로 북한에 위협능력을 키울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는가.

 “5년이 넘는 전략적 인내 기간 동안 북한은 핵무기·미사일 기술을 더욱 발전시켰다. 적대적 정책도 계속됐다. 비핵화란 목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이 미국에 진정으로 위협이 될 핵무기를 만들어 내기까지는 3~5년쯤 남은 듯하다. 시간이 가도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상관없지만 갈수록 위험은 커진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하면 중국이 태도를 바꿀까.

 “중국의 근본적 정책이 변할 걸로 기대하긴 힘들다. 중국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북한의 안정이고 그 다음이 비핵화다. 중국은 그들의 주변 지역이 혼란에 빠지는 것보다는 북한이 말썽을 피우더라도 지금의 체제가 유지되는 걸 선호할 것이다.”

만난 사람=김영희 대기자
정리=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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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