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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센카쿠 선물 안겼는데 일본은 TPP 타결 양보 안 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타일만 구긴 채 2박3일 일본 국빈방문을 마쳤다. 오바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문제 타결을 놓고 25일 오전 한국으로 출발하기 직전까지 버텼다. 공동성명 발표도 이때까지 유보됐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미국의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TPP 담당 장관이 막판 타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결과는 ‘결렬’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일본 내 관세 철폐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한 미국에 일본은 끝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측은 “TPP에서 양보를 하지 않으면 공동성명에서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확약한) ‘센카쿠 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는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란 표현을 빼겠다”고 일본을 협박했다고 한다.

 결국 오바마의 출국 불과 30분 전 미 백악관은 센카쿠 부분을 그대로 넣은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다만 TPP 부분은 “타결을 향해 대담한 조치를 취하기로 확약했다. (타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오바마로선 방일 첫날인 23일 초밥집에서의 만찬에서 “당신(아베 신조 총리·사진)이 나보다 지지율이 높으니 양보해달라”고 저자세로 부탁도 해봤고, 24일엔 센카쿠 발언으로 ‘립 서비스’도 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 일본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의 일본 방문에 낙제점을 줬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나 밀뱅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민들을 대신해 일본에 전한 중요한 메시지는 ‘스시가 아주 맛있다”는 것뿐이라고 혹평했다.

 일본 내에서도 오바마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이 튀어나왔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25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TPP 관련 이해관계를) 하나로 정리해낼 만한 힘은 없는 것 아니냐”며 “어찌됐건 11월의 미 중간선거 전까지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본으로선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센카쿠에 대한 관여 보장,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등 안보 분야에선 거의 희망한 대로 ‘보증문서’를 얻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TPP를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이 향후 미·일 관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란 지적도 대두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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