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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합, 압수 직전 하드·문서 파기 … 이사장 등 출금

17시간 면담 마친 해수부 장관 이주영 해양 수산부 장관이 25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17시간에 걸친 면담을 마친 뒤 초췌한 얼굴로 차에 올라 타고 있다. [뉴스1]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의 이사장·회장 등 핵심 간부 10여 명을 25일 출국금지했다. 기관 운영 과정에서 횡령 등의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목포지청을 중심으로 꾸려진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컨테이너의 일부만 일반 로프(밧줄)로 묶여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이날 한국해운조합 이사장과 조합 간부 3~4명의 출국을 금지했다. 해운조합은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이면서도 안전관리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검찰은 지난 5년간 해운조합 감사 자료를 분석해 이들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조합 측이 회원사가 낸 기금을 불법 운용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인천의 해운조합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이사장 등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해운조합의 부실한 안전관리 등 업무소홀이 세월호의 침몰에 영향을 줬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해운조합 인천지부가 압수수색을 전후해 문서를 파기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자료를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파기한 문서는 인천지부 사업실적 현황, 해운사 안전관리 지적·조치사항, 거래내역서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를 추적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도 이날 오모(62) 전 한국선급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8명을 출국 금지했다. 오 전 회장은 2012년 8월 대전에서 부산으로 옮겨 온 한국선급 신사옥 공사비 등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임직원은 정부지원 연구비를 빼돌리는 등의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다음 주부터 관련자를 소환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이날 한국선급을 이틀째 압수수색해 선박 안전검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한국선급이 각종 검사를 하면서 해운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압수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전영기 한국선급 회장은 이날 사임했다. 전 회장은 “세월호 사고로 희생자와 유가족, 온 국민에게 상실감과 슬픔을 준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한국선급은 각종 선박 안전검사를 독점하는 기관이다. 보통 1회 검사에 수천만∼수억원의 비용을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1200여억원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세월호에 실려 있던 대부분의 컨테이너는 묶여 있지 않았으며 일부 2단 컨테이너만 16㎜로프로 결박돼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컨테이너는 쇠사슬 등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또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불리는 오하마나호의 구명뗏목(구명벌)과 탈출용 미끄럼틀(탈출 슈트) 등 안전장비가 고장 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전날 오하마나호를 압수수색했다. 세월호는 46개의 구명벌 중 1개만 작동했다. 합수본부 관계자는 “오하마나호 장비 실태로 미뤄 세월호의 안전장비도 엉망으로 관리됐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합수본부는 구속된 이준석(69) 선장 등 11명 외에 나머지 선원 4명을 이날 추가로 조사했다. 이들이 구속되면 세월호에 탑승했던 선박직 15명은 전원 사법처리 된다.

 합수본부는 또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자문단을 꾸렸다. 선박과 해양 관련 전문가 13명이 세월호 축소 모형을 만든 뒤 침몰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로 했다. 사고 당시 조류와 지형 상태, 화물 선적 상태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해 재현한다는 것이다.

이가영 기자, 목포=최경호·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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