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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포사회도 세월호 추모 "친구야 힘내라…어서 집으로 돌아와"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 학생과 가족에 보내는 응원 메시지가 담긴 대형 배너를 풀러턴에 있는 트로이 고등학교 문정연(왼쪽부터), 박중우, 여주민 학생이 들어보이고 있다.

"친구야 힘내라!" "어서 집으로 돌아와" "포기하지 마세요" "Stay Strong"

하얀 천 위에 메시지가 빼곡히 채워진다. 한국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 보내는 미국에 있는 친구들의 응원, 격려, 위로, 그리고 희망 메시지다.

21일 점심시간, LA 남쪽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있는 트로이 고등학교 운동장 테이블 위에 올려진 대형 배너 앞으로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이들은 말없이 펜을 집어 메시지를 써내려간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알고 있는 학생은 가슴 아파하며, 몰랐던 학생은 놀라워하며. 성금을 내고 싶다는 학생도 있고 울음을 터트리는 학생도 있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한인 학생도, 타인종 학생도. 세월호 피해자를 위해 뭐든 하고 싶은, 뭐든 돕고 싶은, 그런 마음.

이날의 희망 캠페인에는 트로이 고교 재학생 대부분이 참여했고 교사들도 동참했다.

사고가 나고 4일째 되는 18일 밤, 트로이 고교 10학년생인 문정연박중우여주민, 세 친구가 모였다.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에서 자녀가 구조되면 덮어주려고 담요를 들고 있는 부모, 빗 속에 우비를 입고 자녀가 구조되기만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단원고 2학년생. 우리 또래다. 실종된 단원고 학생 중에는 내 친구의 친구도 있다. 결국 내 친구다.

친구의 일인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에 있다. 진도에 가 손을 잡아드릴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도 슬픔을,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친구들이 살아있다고 믿는다는 걸,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이런 마음을 담은 응원 메시지 배너는 21일 백악관으로 보내졌다. 25일 한국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너를 한국에 가지고 가 달라고 부탁하는 편지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전하지 못하게 되면 되돌려달라는 부탁도 했다. 만약 배너를 돌려받으면 피해자 가족이 있는 진도 체육관으로 보낼 생각이다.

세 친구는 응원 메시지를 담은 희망 캠페인을 다른 학교들에서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근 서니힐 고교 등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있다. 친구들도 내일(24일) 점심시간에 대형 배너를 준비해 학생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학교에서 성금도 모으려고 했지만 규정상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요일(27일)에는 각자 다니는 교회와 성당 등에서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이렇게 준비한 희망 메시지 배너와 성금은 피해자 가족에게 보낼 계획이다.

세 친구는 말했다.

"이런 아픔은 세월호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요"

글·사진=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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