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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들, 정치인·장관 화환에 분노

세월호가 침몰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단원고 학생 정차웅군은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넸다. 정작 본인은 나오지 못했다. 정군은 사고 첫날인 16일 학생 중 첫 사망자로 바다에 떠올랐다.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22일 오전 8시 정군의 발인식이 열렸다. 정군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은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부축을 받은 채 흐느끼는 어머니가 그 뒤를 이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22일 하루에만 단원고 학생 19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일부 유족은 안산시 내에 빈소를 마련하지 못해 인근 안양장례식장을 이용해야 했다.

휴교 중인 단원고 학생들은 오전 일찍부터 친구들의 장례식장을 찾아 머물렀다. 안산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선우군 빈소를 찾은 단원고 3학년 이모군은 “차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빈소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조문을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학년은 다르지만 같이 단원고를 다녔다”며 “내일모레 등교를 해야 하는데 텅 비어 있을 학교에서 제대로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자 하교를 한 다른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단체 조문이 이어졌다. 안산시는 이날 “사망 학생들을 위한 추모공원과 위령탑을 곧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빈소를 찾은 일부 지인은 늘어서 있는 정치인·관료의 화환에 분노를 터뜨렸다.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준형군의 빈소를 찾은 김모씨는 “무슨 염치로 이렇게 티만 내는 화환을 두는지 모르겠다”며 “유족들이 이런 식의 위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쌀을 부조하면 나중에 기부라도 하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선 소비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했다. 한 빈소엔 김문수 경기도지사,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일부 빈소에선 장관 이름으로 된 화환이 뒤돌려져 있기도 했다.

안산=이상화·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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