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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신고 학생에게 '경도·위도' 묻다 시간 날린 해경

세월호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해 사고 해역에 갔던 민간 잠수사들이 “해경이 막말을 했다”며 현장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수중환경협회 소속 민간 잠수사들은 22일 “오후 3시쯤 사고 해역 인근 바지선 위에 있던 해경 고위 간부가 민간 잠수사들을 보면서 부하 직원에게 ‘자질 떨어지는 사람들을 왜 데려왔느냐’는 뜻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경 간부는 이어 “(민간 잠수사들이 타고 온) 배를 빼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퍼지자 구조작업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70여 명 전원은 “수색을 하지 않겠다”며 오후 4시30분쯤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민간 잠수사들은 이날 하루 종일 수색에 참여하지 못했다. 평소엔 해경 ‘3012함’에 있다가 소형 보트를 타고 현장 바지선에 오른 뒤 잠수했다. 그러나 이날은 3012함에서 바지선으로 갔다가 그냥 돌아오기만 세 차례 반복했다. “바지선에 가면 민간 순서가 아니라며 돌려보냈다”는 게 잠수사들의 주장이다. 해경은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 민간 잠수사들은 침몰한 세월호까지 붙잡고 내려갈 줄(가이드라인)을 지난 18일 처음 연결하는 등 활약했다.

 ◆발언 물의 목포해경 경무과장 직위해제=해양경찰은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를 요청한 학생에게 경도·위도와 배의 종류 등을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 최모(17)군이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한 것은 당일 오전 8시52분32초. ‘침몰한다’는 말에 소방본부는 목포해경과 연결해 3자 동시 통화를 했다. 해경은 학생에게 “위치, 경위(경도와 위도) 말해주세요”라고 했고, 학생은 못 알아들어 “네?”라고 반문했다.

 동시 통화하던 소방본부 직원이 ‘승무원이 아니어서 경도·위도를 모른다’는 뜻으로 “배에 탑승하신 분”이라고 했지만 해경은 “GPS에 경도·위도가 나오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어 배가 어디서 떠났는지와 배 이름을 확인하더니 “여객선이냐, 어선이냐”고 물었다. 통화는 오전 8시56분57초까지 이어졌다.

 목포해경 측은 “허위 신고를 가리고 사고 해역에 정확히 출동하기 위해 매뉴얼대로 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대 윤종휘(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양사고에서는 시간이 생명”이라며 “급박한 상황에서 탑승 학생이 알 리 없는 위도와 경도를 거듭 물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목포해경은 지난 17일 “초기 구조가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해경이 80명 구했으면 많이 한 것 아니냐”고 한 안병석(57) 경무과장을 직위해제했다. 해경은 “희생자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해 징계했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 수습을 돕기 위해 전남 진도에 파견된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보건소 구급차량을 타고 현장에서 숙소로 돌아가 논란이 일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직원 7명이 팽목항에서 밤샘 근무한 뒤 21일 오전 10시쯤 차를 타고 30분 거리인 숙소로 돌아가며 전남도에 차량 지원을 요청했다. 전남도는 무안군보건소 구급차를 보냈다. 한 직원은 “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는 데다 짐이 많아 차량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급차가 아니라 일반 행정지원 차량인 것으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목포=최경호 기자 진도=권철암·이유정·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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