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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21년 … 힘들면 병원 도움 받아"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습니다. 다만 잊으려고 노력할 뿐이죠.”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의 주민이었던 신명(59)씨는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로 막내 동생을 잃었다. 승객 362명을 태운 서해훼리호가 과적과 정원 초과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항되던 중 높은 파도에 침몰한 참사였다. 당시 26세였던 신씨의 12살 터울 막내 동생은 292명의 사고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

 - 사고 후 21년이 지났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괴로운 마음에 잊으려 노력했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추석 때 공장에서 일하느라 고향에 오지 못했던 동생이 하필이면 왜 사고가 난 그 주에 고향에 왔을까 하는 생각을 수천 번은 더 했다. 그때 위도 사람이 많이 죽었다. ”

 - 사고 후에는 어떻게 됐나.

 “사고 발생 후 열흘 정도 지나고 나서 동생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찢어졌다. 피해를 본 위도 주민 대부분은 1년을 못 버티고 뭍으로 나갔다. 바다만 바라보면 눈물이 나는데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잊으려고 노력하다가 못 견딜 정도가 되면 병원을 찾아갔다. 가서 링거 맞고 누워 있다 오곤 했다. 그때는 트라우마 치료 그런 게 잘 알려져 있던 시기가 아니었다. ”

 - 대형 침몰사고가 또 일어났다.

 “세월호 사고가 나던 날 올해 88세이신 어머니께서 뉴스를 보고 전화하셨다. ‘저걸 어떻게 하느냐’며 안타까워하시는데 눈물이 자꾸 났다. 21년 전 악몽 같은 일 이 다시 떠오르더라. 어이없는 사고가 계속된다는 생각에 화가 나고 속이 타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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