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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와의 만남, 내 삶을 바꿔 놓았다

공지영·김연수·김영하·신경숙·심윤경·이정명·정유정·조경란·편혜영·황선미.

 작가란 점 외에 공통점이 또 있다. 모두 미국 뉴욕의 저작권 대리인 바버라 지트워(사진 왼쪽)와 일했거나 일하고 있다는 거다. 영화 제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소설가이기도 한 지트워는 1995년 저작권 에이전시를 차렸다. 그로부터 19년, 그가 대리하는 작가의 상당수가 한국인이다. 이달 초 열린 런던도서전에서도 그는 열심히 한국 책을 알리고 있었다. 이 중 신경숙(오른쪽)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영어권 베스트셀러다.

 뉴욕으로 돌아간 그와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책엔 저마다 운명과 때가 있더라”고 했다.

 - 김영하 작가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저작권을 대리하면서 한국 작가 에이전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한국 소설에 대한 첫 인상은.

 “참신하고 굉장히 독특하다고 느꼈다. 이후 조경란 작가의 『혀』를 읽었는데 충격을 받았다. 요리에 대한 애정과 배신의 공포, 학대가 공존했다. 곧 사랑에 빠졌다. 조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소외된 여성에 대한 가장 특이하면서도 에로틱하고 창의적 작품이라 생각했다. 곧 공지영·신경숙으로 이어졌다. 한국 여류 소설가들의 새로운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 한국 소설의 특징은.

 “글쓰기의 간결함과 스토리텔링의 보편성을 들 수 있겠다. 불교 영향이 아닐까. (2012년 강화도 전등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는데 삶이 바뀌는 경험이었다.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내가 끌리는 작품들도 단순하면서 직설적이나 동시에 복잡하면서도 보편적이다. 가장 완전한 존재의 불완전성이라고 할까.”

 - 저작권 대리인으로서 실패한 경험은.

 “『채식주의자』를 영어권 시장에 파는 데 7년이나 걸렸다. 첫 번역본을 읽었을 때 괜찮다고 여겼다. 그러나 책을 팔 순 없었다. 데보라 스미스란 번역가가 일부 번역한 걸 보내왔고 그걸 읽은 후에야 왜 책을 팔지 못했는지 알게 됐다. 이젠 번역가를 고르는 데 아주 신중하다.”

 - 향후 계획은.

 “김연수 작가와 일을 하고 있는데 신나는 경험이다. 정유정·편혜영 작가도 대단하다. 난 한국 작품에서 보물을 찾았고 그걸 세계에 소개하고 싶어 조바심을 내고 있다.”

 그는 런던에서 신경숙 작가 주변을 맴돌곤 했다. 그에게 “신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느냐”고 묻자 “신 작가를 작가로서 뿐 아니라 고객으로도, 친구로도 사랑한다. 그를 만난 게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신 작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값지게 여긴다”고 답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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