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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핵실험은 초상집에 축포 쏘는 망동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한국 전체가 비탄에 잠겨 있는 가운데 북쪽에서는 핵실험 준비가 한창이라고 한다. 한·미 정보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4차 핵실험을 서두르는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핵실험장 일대에서 사람과 차량의 활동이 증가하고 갱도 입구에 가림막이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일부 장비와 자재가 반입되는 장면도 위성에 찍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단계라고 한다. 진도 앞바다의 통곡 위로 북한발(發) 핵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미사일 발사, 유엔 안보리 대응조치, 핵실험 예고, 핵실험 강행의 수순을 밟아왔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했고, 안보리는 이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0일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핵실험 예고 후 강행까지 한 달을 넘지 않았던 전례에 비추어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의 부산한 움직임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을 겨냥한 시위용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현 상황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슬픔에 빠진 남한 국민 눈에는 초상집에 축포 쏘는 망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대화와 협력은 당분간 말도 꺼내기 어려워질 것이다. 추가 핵실험이 북한의 핵 능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남녘 동포의 민심을 완전히 잃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 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예고하고 있다. 안보리는 기존의 대북 결의에 포함된 ‘트리거(trigger) 조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초강력 대북 제재에 나서게 된다. 금융과 무역을 포함해 모든 분야에 걸쳐 가능한 제재 수단이 총동원될 것이다. 북한의 생명줄 노릇을 하고 있는 중국도 더 이상 외면하긴 어려워질 것이다. 북한이 내세우는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은 설 땅을 잃을 수밖에 없고, 북한은 핵을 끌어안고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핵을 내려놓고 경제를 택하는 것이 북한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6자회담의 틀로 다시 들어와야 활로가 열린다. 미국도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실효적인 6자회담 재개 방안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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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