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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힘든 일을 … 그런데 이 뿌듯한 기분은 뭐지?"

목공방을 찾아 가구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힘들지만 뿌듯하다” 고 입을 모은다. 나무를 재단하기 전 펜으로 도면을 그리는 모습.

“너무 힘들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걸려서 이걸 왜 시작했나, 후회도 돼요. 하지만 끝까지 해야죠.”

 한달 전부터 목공방에서 다용도 테이블을 만들고 있는 회사원 박은영(38·성동구 성수동)씨는 계속 힘들다는 말을 했다. “처음엔 8주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사포질만 2주가 걸리는 바람에 적어도 10주는 걸릴 것 같다”는 거다.

2 가구 곡선을 만드는 틀 ‘지그’(zig).
3 가구 곡선을 만드는 틀 ‘지그’(zig).
4 본드로 가구를 조립하고 있다. [아티작우드 워킹 스튜디오]
뭐든 직접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대학원생 조성원(30·분당구 분당동)씨도 “가구를 내손으로 만든 지 4년 됐지만 하다보면 내가 이걸 힘들게 왜 하고 있지, 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책상을 5개월째 만들고 있다. 아직 한달은 더 작업해야 한다.

 목공은 이렇게 힘든 작업이다. 아무리 간단한 가구라도 10단계 이상의 긴 작업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열심히 한다고, 혹은 능숙하다고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계마다 반드시 들여야하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한번 그 ‘맛’을 본 사람은 목공의 세계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한다. “힘들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계속 만들겠다”는 박씨와 조씨처럼. 왜일까. 도곡동에 있는 가구공방 아티작 우드 워킹 스튜디오 여인철 대표는 “직접 만든 가구에 대한 애착은 만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 아내, 그리고 아들과 함께 목동에서 헤펠레DIY목공방 목동점을 하는 유우상 대표도 “초등생부터 60대까지 나이나 직업과 무관하게 다들 가구를 완성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며 “그 모습을 보면 내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말했다. 들이는 시간과 노력만큼 완성 후 성취감과 만족감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다들 “뿌듯하다”거나 “평생 못버릴 것 같다”고 말한다. 조씨는 결혼 전 귀걸이를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귀걸이 400개를 수납할 수 있는 주얼리 장을 만들어 선물했다. 아내는 당연히 아직도 잘 쓰고 있다. 그는 “만드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아내가 잘 사용하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씨 역시 입으로는 “힘들다”는 말을 연신 늘어놓지만 속내는 다르다. 그는. “내가 쓸 가구를 직접 만드는 게 좋다”며 “더하기·빼기도 컴퓨터나 계산기가 해주는 세상인데 디자인과 구조를 스스로 고안하는 등 가구 만드는 과정이 어린시절 공작시간처럼 재미있다”고 했다.

서핑보드 모양을 본 떠 만든 책상.
 목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만드는 건 책상류다. 간단하게는 다리 4개에 상판만 붙이면 되기에 비교적 만들기 쉽고 쓰임이 많기 때문이다. 남자는 책상, 여자는 식탁을 주로 만든다. 양재동에 있는 목공방 코끼리파파의 유충열 대표는 “남자는 자신을 위해서 뿐 아니라 가족 선물로도 책상을 많이 만든다”고 말했다.

 헤펠레목공방 유 대표는 “한 회원은 초등생 아들을 위한 책상 디자인에만 2개월 이상 시간을 쏟았다”며 “목공 작업에도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말했다.

 처음엔 간단한 책상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넣고 싶은 게 많아져 디자인을 여러 번 수정했다. 결국 별도 서랍장에 상판밑에 서랍을 넣고, 손잡이도 나무에 직접 홈을 파 만드는 대작이 나왔다. 유 대표는 “공들인만큼 정말 멋지더라”고 했다. 김태완(27·하월곡동)씨는 “세상에 없는 책상을 만들겠다”며 “호주 여행 때 매력을 발견한 서핑보드를 모티프로 책상을 만들었다. 처음엔 서핑보드 모양 그대로 만들까 하다가 꼬리부분을 탈부착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특별한 디자인이 아니라 평범한 가구도 아주 매력적이다. 기성품 책상은 딱 내가 원하는 크기를 찾기 힘든데 직접 만들면 놓을 공간이나 내 키에 맞춰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티작 우드 워킹 스튜디오 여 대표는 “내가 원하는 공간에 딱 맞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진짜 나무’를 원하는 것도 사람들이 책상을 직접 만드는 이유다. 코끼리파파 유 대표는 “공방 회원 중에는 몇백만원 주고 책상을 샀는데 원목이 아니어서 실망한 후 직접 만들겠다며 공방을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짜 원목 책상은 워낙 고가(高價)라 원해도 사기 어렵기도 하다. 조성원씨는 “좋은 나무로 만든 넓은 책상을 원했는데 시중 제품 중 마음에 드는 건 1000만원이나 되더라”며 “그렇게 비싼 돈 주고 살 바에야 직접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직접 만든다고 무조건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재료비만으로는 기성품보다 덜 들겠지만 수개월이 걸리다보니 공방 다니는 수강료, 그리고 자신의 노동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비싼 셈이다. 조씨는 화이트 오크(백참나무)와 월넛(호두나무)을 썼는데 300만원 가까이 들었다.

 간단한 디자인은 그렇게까지 비싸진 않다. 여 대표는 “요즘은 이케야처럼 심플엔 디자인에 이케야 소재보다는 좋은 나무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비싸지 않은 소나무나 참나무를 쓰면 10만원 내외면 된다”고 말했다.

 책상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초급자라면 1달 반에서 2달 정도 든다. 다리 4개에 상판을 붙이는 간단한 디자인으로 1주일에 한번 2~3시간 작업했을 때 걸리는 시간이다. 물론 개인차가 커서 무한정 늘어질 수도 있다.

책상 만들 수 있는 가구공방

아티작 우드 워킹 스튜디오

특징: 건축설계사 출신 여인철 대표와 젊은 작가가 함께 운영하는 젊은 감각의 목공방. 수업시간 외에는 주문 가구 등을 만드는 스튜디오로 쓴다. 스튜디오 작업용 나무와 함께 주문하기 때문에 수강생용 재료비가 싼 편.

강좌: 평일반 주2회. 목~금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4시 중 택1. 토요반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2~5시 중 택1.
수강료: 월 30만원(초급자 2개월까지는 재료비 포함, 이후엔 별도 부담)
주소: 강남구 논현로36길 12(도곡동 413-2)
문의: 070-8955-2655

코끼리파파

특징: 제품 디자이너 출신 유충열 대표 1:1 맞춤 수업. 회원 대다수가 여성.
강좌: 주1회 3시간. 수~목요일 오전·오후·야간반, 금~토요일 오전·오후반으로 운영.
수강료: 초급(클래스1·2) 월 20만~25만원, 중급(클래스3) 월 40만원. 재료비 별도.
주소: 서초구 동산로34(양재동 333-8)
문의: 02-577-9899

헤펠레DIY목공방

특징: 독일 가구·건축 자재업체 헤펠레 한국법인이 운영하는 체인형 목공방. 목동점은 35년 경력의 목수 유우상 대표가 한다.
강좌: 주1회. 취미반 수요일 주1회 2시간, 전문가반 목·토요일 중 택1 3시간.
수강료: 취미반 월 30만원, 전문가반 월 50만원. 재료비 포함.
주소: 양천구 신목로12길 12(신정2동 89-114)
문의: 02-2646-0075(목동점)

나무의 꿈

특징: 예술가구를 제작하는 목공방. 홍대 목공예과 출신 문봉주 대표가 1:1 수업.
강좌: 일반DIY반(2개월)·조형반(초급 2개월·중급 6개월·고급 4개월) 평일 주2회 회당 3시간씩, 토요반은 6시간
수강료: DIY반 35만원, 조형반 45만원. 토요반 50만원(모두 2개월 기준). 재료비 별도.
주소: 송파구 송파대로 438 신흥빌딩 301호(송파동 19-2)
문의: 02-3431-3431

나무와 가구 이야기

특징: 주문제작가구를 함께 하는 공방. 연회비를 내면 주말에 자유롭게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직원이 재단을 해줘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강좌: 없음. 토요일 오전10시~오후 7시까지 자유롭게 이용.
수강료: 연회비 20만원. 재료비 별도.
주소: 마포구 와우산로 161(서교동 326-6)
문의: 02-333-7893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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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