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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45도 기울었는데 … 탈출 승객 없어 이상했다"



































“이상했다. 배가 45도 이상 기울어져 회복 불능 상태인데도 바다에 뛰어든 사람이 없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연락을 받고 우리를 비롯해 여러 배가 주위에서 즉각 구조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는데도 그랬다.”

 세월호 침몰 당시 현장에 출동한 유조선 두라에이스(2720t) 문예식(63) 선장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당시 현장엔 세월호가 가라앉아 가는 순간 해경 함정·헬기뿐 아니라 크고 작은 배들이 출동해 구조 태세를 갖췄다. 세월호 이준석(69·구속) 선장이 승객들에게 바로 “배를 떠나라”고만 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두라에이스가 진도VTS에 “오른쪽에 세월호가 육안으로 보인다”고 알린 것은 지난 16일 오전 9시6분. 충남 서산시 대산항을 떠나 울산으로 가다 진도VTS의 구조 동참 요청을 들은 직후였다. 이후 두라에이스는 바로 세월호 200m까지 접근했다. 그때가 오전 9시23분이었다. 오전 9시30분쯤 도착한 해경보다 빨리 현장에 다다랐다.

 처음엔 배 옆에 뭔가 둥둥 떠 있어 구명정인 줄 알았다고 했다. 다가가 보니 컨테이너 등 배에서 떨어진 화물들이었다. 두라에이스는 세월호에 “우리가 바로 앞에 있다. 탈출하면 인명구조 하겠다”고 알렸다. 세월호와 진도VTS가 함께 들을 수 있는 공용 주파수를 사용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해경에서는 언제 도착하느냐. 탈출하면 곧바로 구조가 가능하느냐”고만 했다. 이는 해경이 지난 20일 공개한 진도VTS와 세월호 간 교신 녹취록에서도 확인되는 내용이다. 문 선장은 “두라에이스가 곁에서 구명정과 구명조끼를 갖추고 구조 대기하는 상황이었다”며 “누군가 배에서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두라에이스보다 세월호에 더 가까이 접근한 배도 있다. 또 다른 유조선 드래곤에이스11호(1586t)다. 오전 9시33분 현장에 도착해 뱃고동을 몇 차례 울렸다. 옆에 구조할 수 있는 배가 있음을 알린 것이었다. 현완수(57) 선장에 따르면 드래곤에이스11호는 세월호 옆 50m까지 다가가 누구든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면 바로 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변에 소형 어선 6~7척도 다가와 구조 태세를 갖췄다. 현 선장은 “배는 33도 이상 넘어지면 일어날 수 없다”며 “당연히 승객들이 탈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순간에 승객들에게 배를 떠나라고 하지 않은 선장이 제정신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드래곤에이스11호가 가까이 온 것은 세월호 승무원들도 알고 있었다. 세월호는 오전 9시37분 진도VTS와의 교신에서 “옆에 상선이 50m 근접해 있다”고 했다. 유조선을 상선으로 착각했을 뿐 배가 있다는 사실은 뚜렷이 인식했다. 그럼에도 “구명조끼를 입고 배를 떠나라”는 안내는 승객들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세월호와 진도VTS 간 교신은 오전 9시38분에 끊겼다. 세월호 침몰 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교신이 두절된 직후 세월호 승무원들이 배와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라에이스와 드래곤에이스11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오전 9시40분쯤부터 한두 명씩 배를 빠져나온 사람들이 해경 헬기와 경비정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이 선장을 비롯해 항해사·조타수·기관사 같은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전원 구조됐다.

목포=위성욱·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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