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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침몰 중" 09:25 "선장이 판단해 탈출시켜라" … 09:24~26 "구조선 왔나, 바로 구조 되나" 묻기만 했다

교신 녹취록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20일 공개한 지난 16일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세월호 간 교신 녹취록. 이날 오전 9시37분 세월호는 진도VTS와의 교신이 끊겼다. [뉴시스]
이준석(69)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이 사고 당시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승객에 대한 구호조처 지시를 받고도 퇴선 명령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9시7분부터 9시38분까지 진도VTS와 11차례 교신했다. 사고 전까지는 제주VTS와 교신하다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사고를 신고한 후 해경의 구난 지시에 따라 진도VTS와 교신했다.



세월호·진도VTS 긴박했던 31분
교신자는 선장 아닌 선임급 항해사
9시23분 세월호 …선내 방송 안 돼?
승무원 "40분까지 방송 계속" 증언



 진도VTS는 9시7분 세월호 조타실로 “배가 넘어가는 것이 맞느냐”고 물은 뒤 구호조치 지시를 내렸다. 이어 9시23~24분 “머뭇머뭇하지 마시고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밖으로 승객들을) 탈출시키십시오. 빨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25분엔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해 빨리 탈출 결정을 내리라”고 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9시24분~26분 사이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 “구조선이 왔느냐”고 묻기만 할 뿐 진도VTS의 지시 이행 여부를 답신하지 않았다. 23분에는 “(선내)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선박 내 안내방송을 맡은 승무원 강혜성(32)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시쯤부터 조타실로부터 무전으로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침착하라. 객실 자리를 지켜라’는 방송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방송은 10시 가까이까지 계속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조타실에서 떨어진 3층 안내데스크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있었다.



 이 선장은 지난 19일 구속수감되며 기자들에게 “선실에 있으라’는 방송은 구조선이 도착하기 전이라 그런 것”이라며 “침몰 당시 이후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분명히 내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도VTS 녹취록엔 9시14분 한 외부 선박이 “(승객들이) 탈출하면 구조하겠다”며 세월호에 도착했음을 진도VTS에 알리고 있다. “객실에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지속되는 동안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마련돼 있었던 것이다.



 조타실에 있던 다른 선원들은 “선장이 퇴선 명령을 내렸지만 침몰 과정에 배의 전원이 끊겨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안내방송을 한 강씨의 설명은 달랐다. “침몰이 급격히 진행된 약 9시40분까지 무전으로 관련 명령을 받았지만 퇴선 명령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세월호 승무원이었던 강씨조차 선장을 비롯한 조타실 선원들이 탈출한 이후로 추정되는 9시40분까지 선내에 남아 안내방송만 하고 있었다.



강씨는 “방송장비에 물이 찬 10시쯤에야 탈출을 시도하다 물살에 휩쓸렸다”며 “운 좋게 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지만 폐에 물이 차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조타실은 9시38분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하고 있다. 배가 60도 정도로 기울어졌다”는 무책임한 말을 남긴 채 교신을 끊었다. 배가 침몰 위기에 놓이자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이 완전히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진도VTS와 교신을 한 선원은 세월호의 선임급 항해사로 확인됐다. 이 선장이 교신 당시 조타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가 몹시 기울었는데도 선장 등은 구명정을 띄우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진도VTS에서 오전 9시12분 구명정 탑승 여부를 물었을 때 세월호에선 “배가 기울어서 아직 못 타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9시14분 현장에 출동한 한 어선은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라는 교신을 진도VTS에 전달했다. 46개의 구명정 중 유일하게 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구명정에는 작동 요령을 아는 선원들이 먼저 타고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31분간 진도VTS와 긴급하게 교신을 하는 동안 선장을 포함한 세월호 지휘부는 승객들을 대피시키려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세월호 생존자인 단원고 박소희(17)양은 “일부 기사에서 ‘밖으로 나가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랬으면 그렇게 많은 친구들이 배에서 못 나왔겠느냐”며 “탈출 직전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나온 걸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진도=이승호 기자, 목포=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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