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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진도로, 진도로 … 몰려드는 자원봉사자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자원봉사자들이 19일 진도 팽목항에서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장대석
사회부문 기자
“나도 1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었어요. 자식을 떠나 보낸 부모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죠.”



 광주광역시에 사는 최병식(58·자영업)씨는 20일 아침 일찍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30여만원을 들여 생수 500mL짜리 30박스를 구입해 1t 트럭에 싣고서였다. 자식을 찾지 못해 속이 타는 부모들이 갈증이라도 해소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최씨는 “세월호 희생자의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거처인 진도체육관에는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5일째 이어지고 있다. 진도·안산은 물론 서울·부산·제주도 등 전국 곳곳에서 밀려온다. 전 국민이 희생자 가족을 돕고 슬픔을 나누자는 데 한마음이 된 것이다.



 자원봉사자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삼삼오오 왔다. 기업체나 사회단체도 많다. 이들은 아들·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부모의 손을 잡는다. 상심이 커 그릇조차 들지 못하는 어머니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봉사자도 있다. 또 실신한 할머니에게 달려가 팔다리를 주무른다. 또 음식은 물론 양말·속옷 등 옷가지와 침구류까지 제공하고 있다.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는 1000여 명의 실종자 가족이 있다. 대부분 사고 소식을 듣자 마자 맨몸으로 달려왔다. 속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해 왔다. 이젠 자원봉사자 덕분에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



 고교생 봉사 신청자도 하루 수십 명이나 된다. 하지만 현장의 접수센터에서는 실종된 학생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어서 자칫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며 참여를 만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대응과 재난관리 시스템에 분노하고 있다. 잠수요원과 장비가 늦게 도착해 구조 시기를 놓친 데다 탑승자 수조차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는 등 위기관리에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전국에서 밀려온 수많은 자원봉사자는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보내온 “언니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오빠들 죽으면 안 돼요” 등 희망의 메시지는 가족들에게까지 감동을 주고 있다.



 조카를 찾고 있는 김종성(46)씨는 “정부가 가족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정부에 기대할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형 참사가 날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이후 달라진 건 없었다. 국민이 공권력을 믿지 못하고 자원봉사자 등에게 의지하거나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되풀이돼야 하나. <진도에서>



장대석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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