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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암 표적치료제의 진화 … 만성 골수성백혈병 완치 희망가

10여 년 전만 해도 만성 골수성백혈병 진단은 시한부 선고이자 일상적 삶의 종료를 의미했다. 합병증이 수반되는 골수이식이나 화학요법 외에 대안이 없었다. 5년 생존율이 30%에 불과해 치료 가능성도 매우 낮았다. 환자는 외부와 격리된 채 병실에 갇혀 지냈고, 희망 없어 우울증에 시달리며 삶의 의욕을 상실하곤 했다. 그러나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표적치료제 글리벡의 출시로 일대 전환을 맞이했다. 골수이식이나 화학요법 없이 알약 복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후속 출시된 표적치료제 타시그나는 글리벡에 비해 훨씬 향상된 생존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혈액학회에서 발표된 이 치료제의 ENESTnd 임상시험 5년 추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시그나 치료군에서는 연구 첫 해와 둘째 해 사이 가속기 및 급성기로 추가 진행된 사례는 2명뿐이었다. 혈액 속에서 암 유전자가 거의(0.0032% 이하)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MR 4.5’ 수준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54%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다. 불치병이었던 만성 골수성백혈병의 완치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표적치료제가 가져온 또 하나의 성과는 환자 삶의 질을 높였다는 것이다. 환자는 병실의 투병생활에서 해방돼 일상을 되찾았다. 타시그나는 글리벡 복용 시 나타났던 안면 부종 현상과 피부 독성, 근육통, 근육 경련 등의 부작용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꾸준히 치료하면 암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을 확률이 글리벡보다 2배 이상 높다. 암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은 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암 유전자가 2~3년 이상 지속적으로 발견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중단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환자는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스포츠와 같은 취미생활을 그만둘 필요가 없어졌다. 여성환자도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임신과 출산에 도전할 수 있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만성 골수성백혈병 진단 전과 같은 삶이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만성 골수성백혈병 치료와 정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환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병행하도록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직장에 복귀하고 가족과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질환 및 증상이 효과적으로 개선돼야 하고, 약물 부작용도 적어야 한다. 약물 치료 초기에 깊은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료 후 암 유전자가 혈액 속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때 의료진으로서 보람이 크다. 이제는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 기능적 완치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박준성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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