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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까지 살려내는 정교한 손길 … 벌·나비도 꽃으로 착각

황수로 장인의 ‘고종 지당판’(부분). 꽃잎에 날아든 벌과 나비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궁중채화는 크게 머리에 장식하는 잠화(簪花), 잔칫상에 올리는 상화(床花), 행사장을 꾸미는 준화(樽花) 등으로 구분된다. 신라능단, 세저포, 고려능견 등 최고급 비단과 모시 등으로 만드는데 궁중채화 복원에 평생을 바쳐온 황수로 장인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꽃의 경우 천을 일일이 주름 접어 명주실로 6개월간 잠을 재워야 주름이 풀어지지 않는다”며 섬세한 작업 과정을 일부 소개했다. 그는 또 “꽃술의 경우 노루털 가닥에 일일이 꽃가루와 꿀을 묻혀 만든다”며 “2004년 덕수궁 야외전시 때 벌과 나비가 날아들어 모두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황수로 장인이 말하는 궁중채화의 세계

그는 궁중채화에 꽃 한 송이 마구 꺾지 말라는 생명 중시 사상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살아 있는 꽃을 꺾지 않고도 그 모양은 물론 향기까지 살려내는 배려와 예술혼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궁중채화를 만들고 있는 황수로 장인
이번 전시의 테마인 순조 기축년 진찬은 조선시대 채화 문화가 얼마나 화려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순조의 나이 40세, 즉위 3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효명세자가 창경궁에서 올린 잔치다. 왕과 왕세자가 주체가 되어 낮에 명정전에서 조정의 신하들을 대상으로 여는 외진찬과 저녁때 자경전에서 대비와 왕비가 주체가 되어 내명부와 외명부를 대상으로 여는 내진찬을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 등과의 협업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했다.

『순조기축진찬의궤』에 따르면 명정전 외진찬에 사용된 채화는 총 5289송이. 제작 비용은 632냥 7전 3푼이 들었다. 최성우 일맥문화재단 이사장은 “정확히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1냥이 약 8만원이라고 할 때 대략 5000만원이 넘는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내진찬에는 이보다 많은 6557송이가 만들어졌는데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 1729냥 6전 3푼이 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요즘 시세로 1억4000만원에 달하는 가치다. 황 장인은 “내진찬의 경우 대신 부인들을 위한 만큼 외진찬과 비교해 보면 더욱 화려하고 섬세한 채화문화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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