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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멋진 연상녀 비현실적 외모 대신 그들의 근성을 보라

잠시 주변 분들 중에서 떠올려주기 바란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직장 여성 한 명, 그리고 25세 안팎의 한 청년이다. 둘 다 싱글이라면 더 좋다. 두 사람이 연인이 될 가능성, 내 경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다. 일단 시각적으로 그림이 좀 나와줘야 할 터인데 그것부터가 영 ‘아니올시다’다.

스타일#: 20대 남자와도 어울리는 40대 그녀들

그런데 최근 두 드라마, JTBC의 ‘밀회(왼쪽사진)’와 tvN의 ‘마녀의 연애’는 이 비현실성에 도전한다. ‘밀회’의 여주인공 오혜원(김희애 분)의 극중 나이는 마흔. 상대인 이선재(유아인 분)보다 스무 살이나 많다. ‘마녀의 연애’에서 반지연(엄정화 분)은 서른아홉, 윤동하(박서준 분)는 스물다섯이다. 전자가 10회까지 진도를 뺐다면, 후자는 막 2회를 마친 상태. 첫 회부터 2030 여성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걸로 봐선 아무리 엄청난 연상연하 커플이라고 해도 관계의 ‘개연성’을 받아들이는 듯 싶다. 그만큼 이 언니들의 미모가 20대 청년들에게도 꿀리지 않는다는 방증일 터다.

‘밀회’ 속 오혜원의 스타일은 선재의 말마따나 ‘우아하다’. 첫눈에 반해 속내를 고백하는 대목에서 “여신 같다”는 표현을 쓴 것과 일맥상통한다. 늘 무릎을 덮는 미디 스커트에 잘록한 허리가 강조되도록 벨트가 주요 스타일링. 원피스의 경우 모노톤의 미니멀 디자인이면서 목 라인을 옆으로, 혹은 뒤로 좀 더 노출시키면서 여성스러움을 드러낸다. 집에서 종종 입고 있는 화이트 셔츠도 가녀린 몸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좋다.

여기에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헤어 스타일이다. 사무실에서 똑 부러지게 일할 땐 곱게 빗어 하나로 묶고 있지만, 선재와 엮일 때만큼은 무장해제다. 그의 여자친구를 질투할 때는 한껏 헝클어진 채로, 화제가 됐던 ‘오디오 베드신’을 찍을 때는 소녀처럼 찰랑찰랑한 생머리를 보여줬다. 그날의 모습은 선재의 큼지막한 티셔츠와 합쳐지며 ‘섹시하다’라는 특급 칭찬까지 받아냈다.

‘마녀의 연애’의 엄정화는 정반대다. 굳이 따지자면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주름잡았던 배우 멕 라이언을 닮았다. 갈색으로 염색한 부스스한 머리, 흰색 시스루 블라우스에 어깨 패드가 가미된 화이트 재킷을 매치하거나, 핑크 컬러 코트에 은색 하이힐을 더하는 식이다. 두꺼운 아이라인과 빨간 입술 화장이 통통 튄다.

럭셔리 도시녀이건, 상큼발랄 매력녀이건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연배의 이들이라면 한 번쯤 감탄이 나올 법하다. 더구나 실제 배우들의 나이가 극중 역할보다 훨씬 더 들었다는 걸 감안하면 말이다. 허나 우리 속지 말자.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그들처럼 꾸민다는 건 그 스토리만큼이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일단 젓가락 같은 몸과 잡티 없는 피부를 유지하기에 현실은 한없이 비루하다. 매일 2~3시간씩 꼬박 운동으로 몸을 다지고, 예약 맞춰 가며 피부과를 다니고, 다이어트를 일상화하기에는 그럴 돈도, 시간도 없다. 인생의 유일한 낙이 맛집 검색이라면 가능성은 점점 멀어진다.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주부의 경우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찰랑찰랑 머릿결은커녕 새치라도 안 생기면 다행이다. 예술재단에서 삼중 첩자 노릇 하는 혜원이나, 시사주간지 기자로 특종 욕심에 인간성 나빠진 지연이나 그 정도 스트레스면 탈모를 조심할 나이다.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하이힐은 또 어떤가. 일단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오래 걷기가 힘들어지고, 20대부터 신어온 탓에 무지외반증이 40대 여성에게 급증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저 발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에 신발장에 쳐박아 두기 일쑤다.

연예인에게 외모 관리는 프로라는 증거다. 역할에 맞게 변신할 수 있다는 능력이니 촬영 전 저녁을 굶고, 죽을 듯이 운동을 하고, 성형을 감행하는 거다. 우리가 진짜 부러워해야 할 건 그 악바리 같은 근성이지, 그 환상의 외모가 아니다.

정작 두 드라마에선 외모가 아닌 현실적 가르침이 있다.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꼿꼿한 자세나 품격 있는 화법, 그러다가도 적당히 빈틈을 보여주는 인간미가 불혹에 다다른 여자가 갖춰야 할 인생의 무기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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