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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 최고 무기징역 도주선박죄 첫 적용

세월호 이준석 선장(왼쪽)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18일 뉴스와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1시16분쯤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도착한 첫 번째 구조선에서 이씨가 내렸고(왼쪽 사진), 병원에서 담요도 두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스와이 캡처]


대형 침몰사고를 일으키고도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세월호 이준석(69) 선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8일 이 선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죄’를 적용했다. 긴급상황에 처한 선박의 구조요청을 외면하거나 조난 선박의 승무원이 구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승객이 숨진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당초 예상됐던 업무상 과실치사상(5년 이하 징역)보다 형량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신설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이 선장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선장의 혐의가 중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합수본부는 또 이 선장에게 형법상 유기 치사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경 합수부, 선원 3명 영장 청구
배 60도 기운 뒤 조타실에 나타나
첫 번째 구조선 타고 탈출 시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는 출금



 구조된 선원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난 16일 오전, 이 선장은 경력 1년도 안 되는 박모(25·여) 3등 항해사에게 운항 지휘를 맡기고 조타실을 떴다. 당시 선원실에서 쉬고 있다 사고를 직감하고 조타실로 뛰어간 조타수 오용석(58)씨에 따르면 이 선장은 배가 이미 60도로 기운 뒤 조타실에 가장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박 항해사를 향해 “힐링해라, 힐링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박 항해사가 4개의 힐링 버튼을 눌렀지만 이미 기울어진 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힐링에 실패하자 이 선장은 1등 항해사에게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리라고 명령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는 안내실 승무원을 통해 승객들에게 전달됐다.



 배를 구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한 1등 항해사와 조타수가 구명정을 펼치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조타수가 미끄러지면서 팔을 다쳐 힘을 쓰지 못했다. 20년 넘게 배를 탄 베테랑 1등 항해사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선장은 그제야 퇴선 명령을 내렸다. 1등 항해사는 다시 조타실의 마이크로 3층 안내실의 직원에게 이 명령을 전달했다. 하지만 명령은 직원에게 통보되지 않았다. 그 시각 세월호는 이미 엔진이 멈추고 전기가 끊긴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선장은 다시 박모(48) 기관장에게 “빨리 탈출하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기관원들은 순식간에 배 맨 아래칸의 기관실을 빠져나왔다. 선장이 배를 버리는 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해경의 첫 구조대가 도착한 9시40분쯤 이 선장과 기관장 박모(46)씨 등은 보트에 올라 침몰하는 배를 지켜봤다.



 하지만 세월호 안에서는 안내방송만 믿고 기다리던 승객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불안에 떨고 있었다. 배는 점점 더 기울면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세월호가 아수라장이 된 오전 11시쯤 이 선장은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그는 선장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다른 구조자들과 함께 병원으로 후송돼 가벼운 치료를 받았다. 이번 사고로 세월호 승무원 29명 가운데 23명은 구조됐고 나머지 6명은 실종되거나 숨졌다. 세월호 조리장 최찬열(58)씨는 “학생들을 다 올려 보내고 힘이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앉아 있던 여 교사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나간 선장의 죄를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확보해 이 선장의 혐의를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선장도 세 차례 소환조사에서 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조타실을 맡은 3등 항해사 박씨와 조타수 조모(55)씨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수난구호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박씨는 선장 대신 조타실을 지휘하다 사고를 냈고, 조씨는 박씨의 지시로 조타키를 바꿔 사고를 낸 혐의다. 합수부는 이들이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선내 방송으로 승객들의 탈출을 지연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앞으로 혐의가 더 드러나면 그에 맞춰 추가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를 관리·점검해야 할 운영회사인 청해진해운의 과실 여부를 따지기 위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합수본부는 이날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와 경영진 등 4~5명을 출국금지 했다. 이어 인천 연안부두에 있는 청해진해운 본사와 전국 사무실, 세월호를 개조한 전남 영암의 한 조선소도 압수수색해 관리 장부와 설계도면 등을 확보했다.



 한편 경찰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민간 잠수사라고 주장하며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홍모(26·여)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김귀찬 수사국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홍씨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자신이 주장한 대로 민간 잠수사가 맞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씨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될 경우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목표=신진호 기자, 진도=최경호 기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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