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컨트롤타워 가동에 53분 … 소방청·해경은 뒤로 빠졌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 기능 못한 중앙재난대책본부
20명 전원 안행부 공무원으로 구성
해수부 등은 2~3명 협력관만 보내
"대통령 직보 기회 많아 그랬을 것"

 중대본은 2004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으로 출범한 국가 재난의 총괄조정 조직이다. 중대본은 사회재난(인적 재난과 전염병 등 사회적 재난 포함)이 ‘심각 상태’가 되면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돼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 사회재난의 경우 안행부 2차관이 중대본 차장을 맡고 자연재난의 경우 소방방재청장이 차장을 맡는다. 안행부 장관이 중대본 가동을 결정하면 사안에 따라 국방부 등이 협조 부처 자격으로 참여하고 직원을 파견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중대본 가동은 신속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2분 세월호의 조난 신고가 전남소방본부에 최초로 접수됐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사고가 접수된 시각인 오전 8시58분보다 6분이 빨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지방 출장을 떠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상황 보고를 9시25분에 받고 안행부에 중대본 구성을 지시한 것은 오전 9시39분. 본지 취재에 따르면 실제로 중대본이 가동된 것은 9시45분이었다. 전남소방본부 신고 접수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중대본 가동까지 무려 53분이나 걸렸다. 중대본 구성이 더 일찍 이뤄졌다면 세월호가 침수에서 침몰하기까지 140분간의 금쪽 같은 시간을 인명 구조에 더 많이 활용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안행부 당국자는 “강 장관이 사고 소식을 처음 보고 받을 때만 하더라도 대형 참사로 확대될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면서 “그럼에도 강 장관이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해 중대본 구성 결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남소방본부에 신고가 접수된 시점부터 안행부 장관에게 보고되기까지 33분이나 걸린 사실은 정부 내부의 비상연락 시스템이 그만큼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있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정부서울청사에 설치된 중대본까지 3~4단계 이상 보고 체계를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의 미숙한 초기 대응 에는 구조적 문제도 숨어 있다. 중대본 본부장인 안행부 장관을 비롯해 중대본 조직도를 채운 20명은 모두 안행부 공무원들이다. 중대본이 가동되면서 해양수산부·국방부·교육부·보건복지부 등 4개 부처와 해양경찰청·소방방재청에서 각각 2~3명씩 협력관을 파견했을 뿐이다.



 사실 2004년 재난기본법 개정 이후 지난 10년간 자연재난과 인적 재난이 발생하면 안행부가 아니라 소방방재청이 상황을 주도해왔다. 소방방재청 인력 570명 중 일반 행정직(약 120명)을 뺀 나머지는 모두 소방 및 재난 분야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2004년 이후 중대본 본부장을 안행부 장관이 맡았지만 자연재난과 인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중대본 차장을 소방방재청장이 맡았던 이유도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또다시 개정된 재난기본법이 2월 7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도 소방방재청장이 아닌 안행부 2차관이 중대본 차장을 맡게 됐다. 한 재난 전문가는 “재난이 발생하면 대통령에게 직보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안행부가 소방방재청을 배제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 개정 당시 학계에서 ‘안행부 간부들이 재난 대처 경험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낮아 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에 안행부가 주도한 중대본은 해수부·해경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했지만 조정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소방방재 전문가는 “2월에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때는 안행부의 외청(外廳)인 소방방재청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만들어 신속히 현장에 개입해 조기 수습이 가능했다”며 “이번에도 해경 측이 파견 형식이 아니라 중대본의 주요 직책을 처음부터 맡았다면 초기 대응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정지범 한국행정연구원 행정관리연구부장은 “중대본 차장 이하 직책 일부를 사고 현장 관련 부처 인력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세정·정종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